부천 호텔 화재 ‘인재’였다…“경보기 끄면서 5명 피해” [지금뉴스]

지난 8월 말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고가 전형적인 인재였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화재 발생 직후 호텔 내부에 설치돼 있던 화재경보기가 작동했지만 이를 호텔 직원이 정지시켰고, 불이 난 810호 객실에서 화재를 확인한 뒤 1층으로 내려와 경보기를 다시 작동시키면서 2분 24초간 경보기가 꺼져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투숙객들의 대피가 지연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종민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장>
"전체적으로 다섯 분이, 2분 24초의 화재경보기가 차단됨에 따라서 안타깝게 다섯 분이나 이렇게 사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저희는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은 810호 객실 에어컨이었는데, 경찰은 부실한 에어컨 전선 시공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2017년 호텔을 인수한 소유주가 이듬해 5월 에어컨 교체 작업을 하면서 공사 난이도와 영업에 지장이 올 것을 우려해 기존 노후 전선을 그대로 사용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존 전선과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면서 안전장치 없이 절연테이프로만 허술하게 마감돼 구리 전선이 산화 반응을 일으키며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이밖에도 객실 문이 자동으로 닫히도록 하는 '도어클로저'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비상구 방화문을 생수병 묶음으로 고정해 열어두는 등 피해를 키운 요인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경찰은 두 명의 투숙객이 에어매트로 떨어졌다 숨진 사고와 관련해선 해당 장소가 약 7도의 경사가 있어 매트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소방당국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종민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장>
"체계적인 매뉴얼 없는 가운데 급박한 현장 상황에서도 경찰관까지 동원하여 비교적 신속하게 매트를 전개한 후 매트와 건물 사이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였고"

경찰은 건물 소유주와 호텔 운영자 등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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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혁 기자 (chun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