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들이 연락을 잘 안 하면 부모들은 으레 바쁜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하지만, 정작 자식들의 속마음은 그와 다를 때가 많다.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과 달리, 자식들은 연락을 받을 때마다 밀려오는 특유의 피로감 때문에 전화를 피하게 된다고 토로한다.
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자식들이 부모의 연락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를 냉정하게 짚어본다.

자식들은 연락을 받을 때마다 대화가 결국 자신을 향한 비난이나 일방적인 조언으로 흐르는 상황을 가장 견디기 힘들어한다.
안부를 묻는 척하다가 결국 직장은 어떠냐, 결혼은 언제 하냐는 식으로 파고드는 잔소리는 관심이 아닌 압박으로 다가온다.
대화가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 자식은 본능적으로 연락을 멀리하게 된다.

부모가 자신의 적적함이나 우울감을 자식에게 호소하며 왜 이렇게 연락이 없느냐고 서운함을 토로하는 것은 자식에게 큰 죄책감을 심어준다.
자식도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버티고 있다는 점을 헤아리지 못한 채, 오로지 부모의 감정만 채워달라는 요구는 큰 짐이 된다.
부모가 자신의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자식만 바라볼수록 자식의 어깨는 더 무거워진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의 성공 경험이나 가치관을 고집하며 자식에게 강요하는 대화는 소통의 벽을 만든다.
자식의 의견을 듣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는 대화 방식은 자식으로 하여금 어차피 말해봐야 통하지 않는다는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대화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이어야 하는데, 부모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들면 자식은 마음을 닫는다.

자식의 독립적인 생활 영역을 존중하지 않고 세세한 부분까지 캐묻는 습관은 자식을 성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개인적인 선택이나 사적인 문제까지 부모가 관여하려 할 때 자식은 심리적 독립을 위해 연락을 차단하거나 회피하게 된다.
적당한 거리가 부모 자식 사이의 예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식들이 연락을 피하는 이유를 탓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자식의 삶을 독립적인 개체로 인정하고 대화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부담스러운 요구보다는 따뜻한 안부 한마디, 자식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가 선행될 때 비로소 자식은 먼저 연락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긴다.
연락을 강요하는 관계가 아니라, 기다려줄 줄 아는 품격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이 관계 회복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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