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유나이티드헬스…"美 법무부 조사"

미국 최대 민간 의료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보험 청구 관련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 제공=유나이티드헬스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유나이티드헬스의 메디케어 청구 관행과 관련해 최근 수개월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규정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가입자를 관리하는 대가로 보험사에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또 가입자가 특정 질병을 진단받는 경우에는 추가 지급이 이뤄질 수 있다. 미 법무부는 유나이티드헬스가 추가 금액을 받기 위해 진단 내역을 허위로 기록했을 가능성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감사관실은 작년 10월 보고서를 통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업체들은 뒷받침되지 않는 진단을 기반으로 매년 수십억달러를 초과로 지급받고 있고 이는 결국 납세자 부담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유나이티드헬스도 언급했다.

지난해 WSJ는 유나이티드헬스가 허위 사실에 기반한 진단 기록을 사용해 미 정부로부터 수십억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이것이 “허위정보”라며 반발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모든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며 자사는 항상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기록해 왔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이와 별개로 유나이티드헬스에 작년 2월부터 반독점 조사도 진행 중이다. 또 몇달 전 유나이티드헬스의 재택 의료업체 아메디시스 인수와 관련해 반독점 소송도 제기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지난 2023년 아메디시스를 인수하기로 했으나 법무부는 이 거래가 호스피스 산업에서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뿐만 아니라 의사,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자(PBM), 데이터 및 기술 사업 등 다양한 의료 자산을 운영한다.

유나이티드헬스는 ‘투자자의 날’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지난해 12월 브라이언 톰슨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총에 맞아 사망한 이후 고전해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의료보험 업계의 보험금 지급 절차와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공론화됐다. 최근 앤드류 위티 유나이티드헬스그룹 CEO는 “현재 의료 시스템은 기대만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주가는 7% 넘게 하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우량주 그룹인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 두 번째로 비중이 커서 이날의 급락세는 전체 증시를 끌어내렸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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