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 증손자, 타이베이 시장 선두…당선시 국민당 힘 받을 듯
집권 민진당, 2연속 지선 패배 위기감 고조…차이잉원도 총력전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11·26 대만 지방선거가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22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장완안(蔣萬安) 국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후보는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의 증손자다.
대만 자유시보가 지난 14일 실시한 타이베이 시장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장 후보는 30.4%의 지지를 얻어 집권 민진당 천스중 후보(30.4%), 무소속 황산산 후보(11.2%)를 앞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장 후보에 대해 장제스 전 총통의 정당인 국민당의 인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당은 한때 집권당이었지만 최근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그 세(勢)가 점점 위축되고 있다.
러셀 샤오 국제 대만연구소장은 장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당이 다시 타이베시를 장악하는 것을 돕고 당에서 눈에 띄는 정치적 얼굴을 돼 잠재적으로 국민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가 2024년 대만 대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단식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이는 대만해협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며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 뒤 치러지는 선거로 그 어느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4년 1월 차기 총통 선거까지 불과 2년을 앞두고 총통 선거(대선)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런 불확실한 시점 많은 유권자들, 특히 국민당에 친화적인 기성세대는 안전한 선택지로 장 후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록 지방선거 투표 쟁점 대부분은 지역적이지만 안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최우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장 후보가 이같이 관심을 받은 것은 그가 한국의 국회의원격인 입법위원까지 사퇴하며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배수의 진을 친데 따른 것이다.
타이베이 시장은 2010년 국민당이 차지한 이후 2014년, 2018년 두 차례 모두 무소속 후보들이 차지 대만의 양대 정당인 민진당과 국민당은 배제됐다. 타이베이에서 국민당이 다시 시장직을 가져온다면 정치적인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대만은 지방선거 결과가 총선 등 다른 선거로 꼭 직결되지는 않는다. 2014년 지방 선거에서 민진당은 전체 22개 직할·현(縣)급 시장선거에서 13석을 차지 6석을 차지한 국민당을 압도했다. 이후 민진당은 2016년 치러진 총통선거에서 마잉주 국민당 정권을 꺾고 차이잉원 현 총통이 당선됐다.
2016년 치러진 9기 입법위원 선거(총선)에서도 민진당은 전체 113석 의석 가운데 68석을 차지하며 국민당(35석)을 꺾고 진정한 집권당을 발돋움했다. 국민당은 이전 7, 8기 입법위에서 각각 81석 64석을 차지하며 다수 정당 위치를 지킨 바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진당이 국민당에 참패했다. 국민당은 22곳 시장 선거에서 15석을 차지, 민진당은 6석에 그쳤다. 하지만 차이 총통은 2020년 1월11일 당시 경쟁자였던 한궈워 국민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 민진당은 10기 입법위원 선거에서 63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을 지켰다. 국민당은 38석을 차지했다.
일단 국민당이 우세한 전체 선거 판세에서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22곳 시장 가운데 절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이에 차잉 총통은 투표를 독려하는 한편 주요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를 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진당이 패배할 경우 차이 총통에 대한 책임론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이 경우 차이 총통 자신 뿐 아니라 뚜렷한 차기 총통 후보가 드러나지 않은 민진당에도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최근 중국과 충돌하며 민진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중국과 '현상유지' 전략에 대한 유권자의 불안감이 반영돼 차기 총통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일 미칠 것으로 보인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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