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시간씩 쓰는데… 무선 이어폰, 주파수보다 '이것' 조심해야 합니다

무선 이어폰, 전자파보다 소음을 조심해야
무선 이어폰이 바닥에 놓여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출근길 가방 속에서 줄이 엉킨 이어폰을 꺼내던 불편함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 무선 이어폰이 널리 쓰이면서 손으로 줄을 풀어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6명 가까이가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무선 이어폰은 이제 대중교통, 사무실, 카페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생활 도구가 됐다.

하지만 올해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무선 이어폰의 주파수가 뇌 손상을 일으킨다"는 말이 확산된 바 있다.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한 주장일까.

최윤석 센이비인후과 원장은 하이닥에 “현재까지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무선 이어폰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기준치의 1% 이하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며 “과장된 불안감에 휘둘리기보다 실제로 주의해야 할 생활 속 위험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파보다 더 큰 문제는 귀에 직접 닿는 소음

무선 이어폰을 착용한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무선 이어폰은 전자레인지와 동일한 2.4GHz 주파수를 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주파수가 아니라 출력 세기다. 전자레인지는 700~1200와트의 강력한 출력을 내지만, 무선 이어폰은 고작 5~18밀리와트 수준이다. 같은 대역을 쓴다고 같은 위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우려는 따로 있다. 바로 소리 그 자체다. 귀 속 달팽이관에는 유모세포라 불리는 청각 세포가 있다. 이 세포는 소리를 감지해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만, 한번 손상되면 다시 자라지 않는다. 문제는 대중교통이나 도심처럼 소음이 큰 환경에서 볼륨을 높이다 보면, 85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계속해서 노출된다는 점이다.

노이즈 캔슬링의 장단점, 제대로 알아야 한다

소음으로부터 귀를 지켜주는 기술은 '노이즈 캔슬링'이 있다. 이어폰이 외부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내보내 잡음을 줄이는 방식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볼륨을 과하게 높이지 않아도 음악이나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술에도 함정이 있다. 지나치게 조용한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오히려 뇌가 작은 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청각과민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던 이명이 더 크게 들리기도 한다. 장시간 사용할 경우, 귀 압박감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명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 onstockphoto-shutterstock

무선 이어폰이 뇌에 위험을 준다는 주장보다 중요한 것은 귀가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일이다. 귀 질환은 초기에 치료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많은 사람이 이를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여기며 넘기곤 한다.

갑자기 한쪽 귀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대표적인 경고 신호다. 돌발성 난청일 수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다른 위험 신호는 계속되는 이명과 귀의 먹먹함이다. 단순 피로 증상이 아니라 청신경 이상이나 중이염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거나 대화 도중 자주 되묻는 습관이 생기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주파 영역 청력 손실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여기에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평형기관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처럼 귀가 보내는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청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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