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개방 본격화하는 일본, 'K-해상 무기 체계' 수출 전략 고도화 과제는
군수 등 패키지 고도화, 韓·유럽 다자 해양협력 병행이 해법

실제로 최근 호주 정부는 일본과 '모가미급' 개량형 호위함 11척을 공급하는 본계약 체결을 최종 확정하며 일본은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 기록을 세웠다.
20일 군과 외교가 등에 따르면 이제 시선은 최대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차기 순찰잠수함(CSPA) 수주전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 시장은 한국의 '장보고-Ⅲ' 제안 모델과 독일의 '212CD' 모델을 비롯해 일본의 '타이게이급' 잠수함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수주전의 초기 판세나 특정 국가의 우위를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호주에서 대규모 인프라 연계 수주 레퍼런스를 쌓은 일본이 기술 표준과 동맹 간 상호운용성을 앞세워 추격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한국 함정 수출 전략이 플랫폼의 가성비나 납기 준수라는 기존의 프레임워크를 넘어, 거시적인 안보 체계 및 인프라 파트너십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의 함정 수출 전략은 플랫폼 가성비나 납기 준수라는 단기적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이 자국의 자본력과 군사 인프라 기술 이전을 결합해 호주에서 대규모 방산 수주 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국내 함정 방산 역시 무기 단품 판매를 넘어선 다자간 외교·안보 방정식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 방산 시장의 룰이 미국 중심의 안보 공급망 인프라 재편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무기를 파는 행위 자체를 거시적인 다자간 안보 연대와 묶는 고차원적 방정식이 요구된다. 호주 사례가 증명하듯 함정 건조를 넘어 상대국의 현지 조선 인프라 정비(MRO) 및 공급망 내재화를 완벽히 보장하는 패키지 고도화가 생존의 전제조건이다.
이와 관련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유지훈 연구위원은 K-해양 방산 전략에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유 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 위기, 인도·태평양의 회색지대 강압 행위에서 보듯 현대의 해양 안보는 지리적으로 분절될 수 없다"고 짚었다. 한 해역의 마비가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 전체에 즉각적인 경제적 파장을 주는 구조에서 한국이 유럽 및 서방 주요국과 해양 영역 인식(MDA) 및 글로벌 해상 교통로 보호를 위한 파트너십을 선제적으로 제도화해야 할 필요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럽 국가들이 인도·태평양 해양 안보에 깊이 관여할수록 미국의 행정적·군사적 부담은 분산되며, 반대로 한국의 해양 역량이 유럽 유관 기관들과 연계되면 전 세계 주요 해상 교통로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 전문가 일각에선 신중론도 존재한다. 과도한 다자간 안보 얼라이언스 가입이 특정 국가를 자극해 또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확인된 일본의 인프라 금융 공세와 다가올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외교적 명분이 필수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같이 K-해양 방산은 서방 진영의 해양 안전망과 산업 기반을 함께 책임지는 '다자간 글로벌 안보 얼라이언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해군에 따르면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캐나다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을 통해 내달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선정을 앞두고 수주전을 전격 지원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차기 캐나다 국방차장으로 내정된 앵거스 탑쉬(중장) 해군사령관과 만찬을 겸한 대담을 가진다. 아울러 차기 캐나다 해군사령관으로 내정된 댄 샬르부와 캐나다 해군부사령관(소장), 데이비드 펫첼 캐나다 태평양사령관(소장)과 양자 대담을 통해 양국 해군 간 군사협력 강화 및 방산협력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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