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지지부진’… 용역만 벌이고 1년넘게 ‘갈팡질팡’

건립 27년 된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이 노후화로 각종 사고 우려가 커지고 협소한 주차장 등으로 불편한 가운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안산시가 매번 용역만 벌이고 대책을 내놓지 않아 ‘탁상행정’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2022년 9월 ‘농수산물도매시장 활성화 환경개선’ 용역을 완료하고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1997년 11월 상록구 이동에 준공된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4만2천499㎡ 부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청과·채소·수산·관리동 등 8개 동과 762면 규모의 주차장을 갖췄다. 하지만 20여 년 지나면서 비좁고 낡은 상태로 하루 추산 2천500여 명이 이용하다 보니 시설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해당 용역에서는 ▲일부 시설 개보수 및 이전 ▲리모델링 및 일부 시설 신축과 트럭 단위 경매장 및 차량 동선 개선 ▲전체시설 개보수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시는 타 지역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이유로 1년8개여 월째 초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심지어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한 이전 또는 현대화 사업은 민선 8기 이민근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 시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한 현대화 계획을 제시했고, 용역 결과가 나온 당시에도 “시민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번에도 예산 들여 용역만 실시하고 시간만 허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시는 2018년에도 용역을 통해 개선 방안에 대한 제시안을 받았지만 부지 이전과 현대화 사업을 두고 ‘갈팡질팡’ 행정을 벌여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민선 8기도 궁극적으로 부지 이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산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이용하고 있는 한 시민은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려고 오는데 주차난에 낡고 오래된 시설로 얼굴을 찌푸리고 돌아가기가 일쑤”라며 “10년 넘게 현대시설로 바꾼다는 말뿐 달라지는 게 전혀 없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보수는 계속 추진 중”이라면서 “현대화 시설에 대한 초안 등 대안 마련에 대해 늦어지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타시군 사례 벤치마킹 하고 이것저것 조사하는 등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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