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약직 퇴직수당’ 검토…비정규직 차별 개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먼저?

박다해 기자 2026. 4. 1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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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개편, 쟁점 돋보기
② 비정규직 추가 수당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양대노총 위원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2만7703원 대 1만9588원.’

2024년 기준 정규직과 기간제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총액(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차이는 8115원이다. 계약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70% 수준으로 최근 2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고착화됐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정규직은 안정성이라는 보상을 받는다.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보수를 (정규직보다) 더 많이 받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한 배경에도 이런 실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최근 기간제법 개편 논의를 시작하면서 ‘비정규직 추가수당’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1년 미만의 계약직에 대해 ‘공정수당’을 주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공정수당’은 과거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1년 도입한 정책과 이름이 같다.

공정수당은 경기도와 산하 출연·출자 기관에 직접 고용된 기간제 노동자에게 지급한 일종의 ‘퇴직수당’에 가깝다. 계약 기간 만료 시 일시금 형태로 주고, 고용 기간에 반비례하는 방식으로 생활임금 기준 5~10%를 차등 지급한다. 근무 기간별 구체적 액수는 △2개월 이하 40만1천원 △3~4개월 84만2천원 △5~6개월 117만7천원 △7~8개월 140만4천원 △9~10개월 152만5천원 △11~12개월 153만7천원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 2303명을 대상으로 예산 30억9600만원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공정수당을 받는 당사자들은 만족도가 높다. 경기연구원이 시행 첫해인 2021년 수당을 받은 50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2022년) 결과를 보면, 10명 중 9명(91.5%)이 공정수당 제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외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프랑스는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이 만료될 경우 ‘불안정 고용 보상 수당’(계약종료수당)이란 이름으로 계약 기간 동안 받은 총임금의 10%를 지급하고 있다. 스페인도 계약이 종료된 기간제 노동자에게 ‘근속기간 1년당 12일’에 해당하는 급여를 ‘근로계약 종료 수당’으로 주고 있다. 비정규직 수당이 법에 명시돼 있어 모든 기간제 노동자가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런 형태의 수당이 계약직에게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비정규직 차별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격차 완화에 도움은 되겠지만 제한적”이라며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까지 강행규정으로 적용을 하려면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동일 노동 동일 임금’처럼 전체 노동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 방안을 법제화한 뒤에 공정수당을 논의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한겨레 그래픽

노동부는 비정규직 공정수당과 함께 ‘이직수당’도 논의 의제로 올렸다. 계약직 사용 기간이 2년을 넘어갈 경우 이직수당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계약직 사용 기간을 현재 2년에서 더 늘리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노동계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새누리당(현재 국민의힘)도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대신, 임금 총액의 10% 정도를 이직수당으로 주자는 안을 발표한 바 있다.

노동계에선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부터 실효성을 강화하라고 요구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유사·동종 업무를 하는 정규직에 견줘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당하면 노동위원회에 시정 요구를 할 수 있는 차별시정제도가 시행된 지 19년이 됐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부는 기간제 개편 논의에서 이 부분도 다룰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기간제 노동자가 제기한 차별시정 건수는 141건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인정된 것은 24건(17%)뿐이다. 나머지는 취하·기각·각하 등으로 처리됐다. 신청 자체가 저조한 것은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불이익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차별을 비교할 정규직 범위가 너무 협소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비정규직 개인이 차별시정 신청을 하기 어려운 만큼, 노조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추가수당에 대해 경영계는 신중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 추가수당에 대한 선례가 없어 뚜렷한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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