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의 취약점은?
입 속은 따뜻하고 축축하고 영양분이 풍부해 미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입니다. 입 안에는 세균뿐만 아니라 진균, 바이러스, 그리고 세균을 잡아먹는 박테리오파아지 같은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합니다. 외부 환경과 끊임없이 접촉하는 입 속에는 구강 유익균도 있지만, 충치나 치주질환 같은 주요 구강병의 원인균도 함께 존재합니다. 또한 호흡기 감염원의 일차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입 안, 목 가까이 있는 인두가 주요 서식지였습니다.
특히 치주조직에 있는 구강세균들은 혈액으로 들어가 온 몸에 퍼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인 동맥경화 때 발견되는 죽상판(atheroma)에 자리 잡고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임신한 여성의 양수가 무균환경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약 70%의 여성에게서 양수 구강세균이 검출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만성치주염의 위험인자인 'Porphyromonas gingivalis(P. gingivalis)'와 'Fusobacterium nucleatum(F. nucleatum)'은 치주염뿐만 아니라 구강암, 대장암, 더 나아가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구강에 있는 세균이 구강을 넘어 대장암과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 여겨지는 것이 놀랍습니다. 특히 F. nucleatum은 발암 경로를 자극하는 능력 때문에 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세균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만성치주염은 구강암, 위암, 췌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구강인두편평세포암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치주염 환자는 건강한 치주를 가진 사람보다 구강암 발병 위험이 2.66배 더 높습니다. 일상에서 제대로 된 구강관리로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서운 구강암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구강 내 항상성을 유지하고, 구강을 보호하며 질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미생물군은 음식 소화와 영양소 흡수, 에너지 생성, 구강점막 보호, 환경물질의 처리 및 해독, 면역체계 유지 및 염증 조절 등 구강의 생리적, 대사적 및 면역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강세균들은 주로 표면에 붙어 자랍니다. 단단한 치아에 붙어있는 플라그와 구강점막에 형성된 생물막(biofilm) 그리고 침 속에도 존재합니다. 이런 생물막에는 700종 이상의 다양한 세균이 존재하며, 이들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빅데이터를 구축합니다. 입은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소화과정의 시작 지점일 뿐만 아니라, 선천 면역의 중요한 장기입니다.
대변을 다루는 장 마이크로바이옴에 비해 구강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치의학 연구진이 적기 때문에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장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강건강뿐만 아니라 전신건강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속 세균에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있는 세균과 생활습관에 따라 달라지는 세균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지문과 같이 개체 특이적이고, 환경 변화에 빠르게 반응해 숙주인 사람의 건강이나 질환과 관련된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 중요합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채취할 수 있는 곳으로는 크게 치아와 구강점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연구 목적에 따라 치은구, 혀, 뺨, 경구개와 연구개, 입바닥, 목, 타액, 그리고 치아의 여러 부위에서 검체를 채취합니다. 채취한 대부분의 미생물은 실험실에서 쉽게 배양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세균 유전정보 중 16S 리보솜 RNA 유전자(16S)를 분석해 빅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최근에는 세균 전체 유전정보를 분석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검체 채취 방법에 따라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결과가 서로 달라 구강마이크로바이옴 결과를 표준화해 사업화까지 가려면 추가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참고문헌
Deo PN, Deshmukh R. Oral microbiome: Unveiling the fundamentals. J Oral Maxillofac Pathol. 2019 Jan-Apr;23(1):122-128.
Pignatelli P, Nuccio F, Piattelli A, Curia MC. The Role of Fusobacterium nucleatum in Oral and Colorectal Carcinogenesis. Microorganisms. 2023 Sep 20;11(9):2358.
김현정 교수 (s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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