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서 찾아낸 여름휴가 뷰티 팁
시대를 막론하고 회자되는 영화 속 주인공을 따라 하면 실패율은 지극히 낮아진다. 취향 따라 고르는 여름 영화, 영화 따라 고르는 여름 스타일 7가지.
<인어공주> 할리 베일리
UNDER THE SEA
이번 여름, 우리의 목적지는 해변이 아닌 바닷속이 될 것이다. ‘#머메이드코어(Mermaidcore)’가 그 주인공. 인어를 상징하는 자개나 비늘 같은 젬 장식과 깊은 바닷속 같은 컬러로 넓게 퍼트린 블로킹 메이크업도 좋지만, 우리가 주목할 건 웨트 헤어. 빅토리아 베컴의 슬릭 룩이나 드리스 반 노튼의 축축함이 느껴지는 헤어스타일을 참고하면 된다. 지암바티스타 발리를 참고해 물속에서 막 헤엄치고 나온 듯 푹 젖은 헤어에 젤을 잔뜩 발라 핑거 웨이브를 이마에 달라붙게 만져도, 아틀랭처럼 올백으로 넘겨 섹시하게 연출해도 아름다우니 웨트 헤어는 모발의 질감과 길이, 컬러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어울리는 트렌드다.
<리플리> 귀네스 팰트로
INTO HIGH SOCIETY
제대로 관리받고 소중히 여겨진 듯 보이는 그런 피부. 일부러 덜 신경 쓴 것 같아도 사실은 다 한 거다. 이런 피부에 대한 열망은 영화 <리플리> 속 귀네스 팰트로를 통해 증폭된다. 1950년대 후반 배경의 영화임에도 촌스럽지 않은 스타일링과 우아한 피부 표현이 그를 단번에 설명해주는데, 이탈리아의 눈부신 태양 아래 적당히 그을린 듯한 피부 톤에 살짝 빛을 밝히는 것이 포인트. 건강한 피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적당한 광채가 중요하니 결점을 가리는 것보다 피부 결이 드러나도록 베이스를 얇고 투명하게 표현한 뒤 광을 더해줄 아이템을 매치해보기를.
<바비> 마고 로비
NEW PINK TOWN
여름이라고 채도 높은 핑크를 선택할 이유는 없다. 영화 <바비> 덕분이다. 기존의 바비 인형 하면 떠오르는 쨍한 스키압 핑크부터 형광기가 빠진 차분한 핑크, 데일리로 바르기 좋도록 레드, 퍼플 계열이 섞인 핑크까지. 영화 <바비> 속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바비처럼 디자이너가 선택한 핑크 대부분이 어떤 피부 톤에도 무난하게 어울릴 만큼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이다. 그중 자신에게 맞는 컬러를 찾았다면 더 이상의 메이크업은 필요치 않다. 그래도 어떤 핑크를 가장 쉽게 소화할 팁을 주자면, 피부는 결점 없이 깨끗하게 표현한 뒤 립 컬러 하나로 승부할 것. 별다른 메이크업이나 스킬 없이도 단정한 입술 위 핑크 하나면 충분하다.
<문라이즈 킹덤> 카라 헤이워드
THE COOLEST COLOR, BLUE
바체바의 2023 S/S 시즌 컬렉션에서 신기한 텍스처의 블루 아이섀도를 보았다. 오프화이트 쇼에서도 블루 아이섀도로 눈두덩을 덮은 메이크업을 발견했다. 은은한 펄 입자가 더해진 섀도를 가로로 길게 뺀 모양으로 블렌딩했는데, 파란색이 주는 강렬함보다는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간직하고 있었다. 대표적 예시가 <문라이즈 킹덤>의 ‘수지 비숍’ 역을 맡은 카라 헤이워드. 전문 아티스트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 메이크업을 직접 해서인지 엉성할수록 멋스럽다. 기억할 것 하나. 금자 씨가 친절해 보이기 위해 붉은색 아이섀도를 칠했다면, 수지 비숍은 특별해 보이기 위해 푸른색 아이섀도를 바른다는 것.
<비거 스플래쉬> 틸다 스윈튼
BE A ROCK STAR
<비거 스플래쉬> 속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마리안은 전설의 유명 록스타로, 틸다는 그를 연기하며 스스로 데이비드 보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일까? 영화 전반에서 간결하고 유려한 멋을 보여주는 심플한 룩과 달리 잠시 등장하는 마리안의 록스타적 면모는 대담함 자체다. 무작정 센 메이크업을 따라 하라는 건 아니다. 록스타가 아닌 우리는 밸런스 조절을 위해 터치 부위를 고심해서 선택해야 한다. 끌로에 쇼처럼 미간을 중심으로 눈썹과 콧대를 선택하거나 드리스 반 노튼을 참고해눈 주위를 둘러싸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그 외 아이 메이크업이나 립 메이크업은 최대한 심플해야 한다.
<썸웨어> 엘르 패닝
FLUFFY BABY CHEEKS
알레산드라 리치와 엠포리오 아르마니 컬렉션에 두 볼을 발그레 물들인 소녀들이 등장했다. 치크를 소프트하게 표현한 뺨은 사랑스러운 소녀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제격. 이럴 때는 뉴트럴한 톤을 사용해 밋밋해 보이지 않게 연출해야 한다. 물 위로 물감이 번지는 것처럼 피부 위에 부드럽게 퍼지도록 바르는데 정교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불규칙한 터치는 더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으니. 단, 파스텔 톤의 뽀얀 화면 위로 사랑스럽게 활짝 웃는 엘르 패닝의 볼을 따라 하려면 보송보송하고 뽀얀 피부 표현은 필수다. 블러셔를 했다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본연의 피부가 띠는 컬러처럼 보이는 게 중요하다.
<블루라군> 브룩 쉴즈
KISS FROM THE SUN
어두운 피부보다 흰 피부가 예쁘다는 구시대적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피부 태우기를 망설인다. 진짜 뜨거운 햇볕 아래 누워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처럼 까맣게 태우며 피부를 혹사할 필요도 없다. 전형적이고 클래식한 태닝 대신 즐거운 여행에서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어 그을린 듯한 브론저 연출 하나면 충분하다. 알투자라와 미쏘니 쇼처럼 말이다. 얼굴 다른 면에 비해 돌출된 광대뼈, 이마, 콧잔등 라인을 따라 브론저를 바른 뒤 살짝 상기된 듯한 치크 표현까지 더해주면 완성. 인위적으로 태운 것이 아닌 진짜 햇빛에 그을린 듯한 느낌을 살리려면 붉은 기가 강한 브론저가 더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