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 한 번 켜면 못 꺼요"…가스비 충격에 중기 '울상'

김예원 기자 2023. 1. 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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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 불을 자주 껐다 켜면 내부가 다 망가져요. 가스비 부담은 큰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가마를 자주 껐다 켰다 하면 가마 상태에 악영향을 줘 온종일 켜놓을 수밖에 없다"며 "점검을 위해 1~2년에 한 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항상 불을 밝힐 수밖에 없는데 비싼 가스 요금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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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도기 원가 40%가 가스비…2분기 요금 인상 예고 "걱정된다"
25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2023.1.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가마 불을 자주 껐다 켜면 내부가 다 망가져요. 가스비 부담은 큰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고공행진하던 도시가스 요금의 오름세는 멈췄지만 중소기업 시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70% 넘게 오른 도시가스 가격으로 원가부담이 가중돼서다.

벽돌·타일·병유리 등 제조원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도시가스의 원료) 등 연료 비중이 큰 뿌리업종일수록 타격이 커 연료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 공정에서 가스를 주로 사용하는 업종의 경우 전체 가격에서 연료 비중이 적게는 5%, 많게는 4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세면대 등 위생도기는 LNG 가스를 사용해 가마로 구워내기 때문에 제조원가의 30~40%가 연료 가격에 해당한다"며 "건설업계가 불황이라 주문 물량도 적은데 가스비마저 비싸니 큰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점토벽돌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벽돌도 가마 연료로 전기와 가스를 주로 사용해 제조원가의 40%가량이 에너지 가격"이라며 "거기다 원재료 가격도 상승하니 지난해 매출보다 18%가량 더 벌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원가에서 연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가스비가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한국유리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제조원가에서 LNG가스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평균 5~10% 정도"라며 "지난해 규사 등 유리 원료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가스비 상승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국유리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규사, 소다회 등 유리 원료 가격은 2021년 같은 달 대비 40%가량 인상됐다.

올해 1월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은 지난달 MJ당 32.3416원에서 31.2843원으로 인하됐다. 하지만 그동안 요금 자체가 과도하게 올라 원가 부담 경감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게 중소기업계 의견이다.

더욱이 정부가 가스공사 적자를 이유로 2분기부터 가스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관련 업계 우려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가스요금 상승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지지만 쉽사리 제조 공정을 멈출 수도 없다. 공장을 가동하지 않으면 가마 등 제조장비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공장 가동을 멈추면 당장 인건비 등 고정비용 지급이 어렵게 된다.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가마를 자주 껐다 켰다 하면 가마 상태에 악영향을 줘 온종일 켜놓을 수밖에 없다"며 "점검을 위해 1~2년에 한 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항상 불을 밝힐 수밖에 없는데 비싼 가스 요금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점토벽돌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한달에 1억원 정도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도시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은 국제 전쟁 및 겨울철 수요 급증 등의 이유를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일각에서 정책적 지원으로 중소기업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국제 전쟁으로 천연가스 등 에너지 연료 가격이 급등하고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으로 가격 인상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는 에너지 고효율 기기 교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부담률을 낮추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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