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주로에서 만난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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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밀양 하프를 앞두고 급하게 연습삼아
20k를 뛴적이 있었다. 사실 겨울내내 출장과
프로젝트 막바지 작업으로 야근과 과음이 잦았던 때다.

당연히 10k를 넘어가자 온몸이 퍼졌고
절뚝거리며 광안리를 향해 뛸때였다.

뒤에서 척척척 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난 한쪽으로 비켜 길을 내줄려고 했다.

이내 그 발걸음의 주인공이 내 옆에 나란히
붙었고, 나에게 물병을 건넸다.

내 몸의 두배쯤 되어보이는 노란머리, 갈색눈
미국인이였다.
"너 영어선생이냐? 라고 내가 물었고,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라고 답했다.

"오, 나도 PM인데, 어디 출신이야? 라고 물으니
켄터키 출신이고, 부산에 헬리콥터 관련 플젝
진행중이라고 했다.  숙소는 농심호텔.
이름은 알렉스였다.

나보고 어디출신이냐고 뭍길래 라스베가스 출신
이라고 했다.(사실 부산출신)

농심호텔부터 뛰어왔으며, 40k를 뛸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40분동안 천천히 동반주로
광안리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오는 동안
거짓말같이 다리가 아프지 않았다.

나에게 위챗 아이디를 물어보길래, 없다고 했고
다음에 다시 주로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여태 못만났다.

링크드인에 켄터키 PM 알렉스 검색해보니
비슷한 얼굴 한명이 나오던데, 연락은 안했다.

2.
베가스에서 뉴욕마라톤 구경하러 넘어간적이 있었다.
아는 지인이 6대 대회차 참석이였다.
뉴욕 맨해튼에서 만나 당사자는 뛰러가고

그 형수님과 잠깐 뉴욕 관광을 하기로 했는데
형수님 아시는분이 뉴욕 한달살기 한다고해서
그 집에 놀러갔었는데, 100만 구독자 유튜버였다.
집 좋더라.

형수님이 가진 앱을 보니 선수들 현재 위치가
표시되었다.

센트럴파크에 가보니 엄격한 출입검사와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고,  우린 잘보이는
자리를 찾기 위해 주로 펜스 주변을 서성거렸다.

겨우 빈틈이 생겨 그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는데
젋은 20대 여자가 고개만 빼꼼히 들어
구경중이였다.
혹시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남자친구 마라톤 대회 응원차 따라왔다고 한다.

그녀의 앱을 보니 곧 도착할거 같았다.
이스라엘 국기를 든 한 가족이 빠져나갔고
잽싸게 그 자리에 형수님과 그 젊은여자를
오라고 손짓하고, 우리 셋이
펜스에 붙어 들어오는 주자들을 바라봤다.

그 젊은 여자에게 남친 이름을 물어보니
진XX이라고 했다.
앱을 보니 거의 다왔다.

난 최대한 큰 목소리로
"진XX ,진XX!!!"외쳤다.
곧이어 동양인 한명이 보였고,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릴 듣고 우리쪽으로 쳐다봤다.
그 여친은 손을 흔들었고
잘생긴 진XX의 얼굴에도 일그러진 표정에서
엄청 웃는 환한표정으로 바뀌었다.

몇초간의 짧은 상봉이였이고, 주변 사람들이
박수쳐주며 같이 좋아해줬다.
그 여친은 우리게 울먹이며 진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남친을 만나러갔다.

곧 지인이 도착하였고,  난 또 큰 목소리로 불렀다.
그 지인이 나에게 완주 메달을 기념품으로 줬다.

'다음엔 응원이 아닌 주자로 뉴욕에 와야겠다'
라고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