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iOS 17.4 업데이트했더니 배터리 '줄줄'

3월 5일(현지시간) 애플이 iOS 17.4 정식 버전 배포를 시작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디지털 시장법(DMA)에 따라 유럽연합(EU) 지역에 거주하는 사용자의 아이폰에 서드파티 앱스토어와 브라우저가 활성화되고, 서드파티 앱을 통한 NFC 결제가 가능해졌다.

구형 아이폰(왼쪽)과 아이폰15 시리즈(오른쪽)의 배터리 상태 화면 (출처 : Apple Hub)

그 외에도 이모지가 118종류 늘어나고 도난 대비 보안을 강화하는 옵션이 추가됐다. 한편 아이폰15 시리즈를 iOS 17.4로 업데이트하면 배터리 성능 상태를 이전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성능뿐만 아니라 충전 사이클 수(Cycle Count), 제조 일자, 처음 사용일 정보가 추가로 표시된다.

​이번 업데이트는 아이폰15 시리즈 사용자와 EU 지역 거주자가 특히 관심 가질 만하다. 업데이트가 배포된 즉시 적용한 사용자도 많다. 그런데 업데이트 후 아이폰 배터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줄어든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됐다.

iOS 업데이트하자 배터리 빠르게 줄어, 충전 시간도 길어져

해외 IT 매체 폰아레나(PhoneArena)가 3월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부 아이폰 사용자가 iOS 17.4로 업데이트했더니 배터리가 너무 빨리 줄어든다고 엑스(X)를 통해 불평했다. 한 사용자는 배터리가 2시간 만에 40% 줄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용자는 엑스에 트윗 두 개를 작성하는 동안 배터리가 13% 줄었다고 알렸다.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배터리는 빠르게 줄어든다. 한 사용자는 아이폰 배터리 잔량이 하룻밤 사이 60%에서 0%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배터리 소모량이 늘어난 탓인지 충전 시간도 길어졌다. 아이폰11 프로에 iOS 17.4 업데이트를 적용했다는 한 사용자는 배터리 잔량이 40% 남은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한 지 4시간이 지나도 완전히 충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엑스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iOS 17.4 업데이트를 보류하라는 후기가 다수 게시됐다.

명확한 이유 밝혀지지 않아, 최적화·앱·SW 오류 추정돼

아이폰을 iOS 17.4로 업데이트한다고 무조건 배터리 소모량이 늘어나진 않는다. 특정 조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마트폰 펌웨어를 업데이트한 직후 배터리 소모량과 발열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사례는 흔하다. iOS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업데이트한 뒤 백그라운드에서 앱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배터리 사용 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하루 정도 이어진다. 그동안 배터리가 평소보다 빨리 소모될 수 있다.

​아이폰 전원을 껐다 켜면 최적화 작업이 중단된다. 최적화 작업 때문에 배터리가 빨리 줄었다면 이 방법으로 소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단, 전원을 켠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최적화 작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게다가 이번 사례에서는 배터리가 지나치게 빨리 소진되는 데다 며칠이 지나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아 최적화 작업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

​아이폰에 오래된 앱이 설치된 경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신 운영체제에 최적화되지 않은 구형 앱이 소프트웨어 오류를 일으켜 배터리를 과도하게 소모한다는 주장이다. 아이폰 설정 앱에서 '배터리' 항목에 들어가면 앱별로 배터리를 얼마나 소모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앱이 배터리를 많이 소모했다면 삭제하거나 앱을 닫아두길 권장한다.

문제 개선한 펌웨어 배포될 때까지 기기 전력 소모 줄여야

iOS 17.4 (출처 : apple)

폰아레나는 iOS 17.4에서 발생한 오류로 추측했다. 매체는 애플이 추가 펌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아이폰 설정을 변경해 전력 소모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사용하지 않는 앱을 닫거나 삭제하고, 화면 밝기를 줄이고, 절전 모드를 켜 백그라운드 앱 활동을 제한하면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위 방법은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 수준이다. 절전 모드를 켜면 기기 성능이 떨어져 고사양 게임 구동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직 아이폰을 iOS 17.4로 업데이트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업데이트를 보류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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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