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한국 피자헛 패소 원심 판결 확정
프랜차이즈업계, '차액가맹금 줄소송 비상'..."산업 붕괴 우려"
가맹점주들 "차액가맹금 부당함 확정"
"한국피자헛(이하 피자헛)은 가맹점주에게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
15일 대법원이 '차액가맹금'과 관련해 피자헛의 패소 판결을 확정하면서 피자헛에 비상이 걸렸다.

피자헛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후속 조치를 성실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해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황에 215억원에 달하는 차액가맹금까지 반환해야 하는 만큼 회생작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 제기되고 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적정한 도매가격을 넘겨받는 금액이다. 물품 대금에 유통 마진을 매겨 그 차액을 가맹금으로 받는 방식이어서 차액가맹금이라 부른다.
피자헛은 2022년 적자전환한 이후 2023년 매출 869억원에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4년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831억원과 24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회생법원은 유한회사의 조건부투자계약, 이른바 스토킹호스 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인수 희망자로부터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 등을 접수받았으며, 15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치킨·버거·커피·슈퍼마켓 등 다른 프랜차이즈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약 20개의 브랜드 가맹점주가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고, 이번 판결로 향후 다른 여러 브랜드 점주들이 또다른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대법원은 이날 피자헛이 로열티 받으면서 차액가맹금을 통해 계약서에 없는 원·부자재 마진도 챙겨다며,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지난 2016∼2022년 피자헛에 지급한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며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피자헛 점주들은 가맹계약 당시 최초 가맹비와 매달 고정 수수료(총수입의 6%)와 광고비(총수입의 5%)를 낸 데 이어 피자헛 가맹본부에서 피자 원·부재료를 공급받고 매달 물품 대금을 부담해 왔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수령하는 경우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그 수령에 관해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필요하다"며 "피자헛의 경우 이 같은 합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사이에 가맹점주에게 불리한 내용의 묵시적 합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의 사회·경제적 지위, 가맹계약 체결 경위와 전체적 내용, 충분한 정보 제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가맹점주들과 프랜차이즈 본사는 상반된 분위기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업계의 오랜 관행이자 유통업계의 상거래 관행을 뿌리째 뒤흔드는 결정"이라며 "대법원 판결로 매출 162조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이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관례처럼 수취해 온 차액가맹금의 부당함을 확정한 판결"이라며 "부당한 필수품목 지정과 과도한 유통 마진 수취라는 관행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과 반겼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이번 판결로 현재 진행중인 차액가맹금 소송은 물론이고, 향후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에 휘말린 업체는 BBQ·bhc·교촌·굽네·처갓집양념치킨·푸라닭 등 치킨 브랜드와 맘스터치·버거킹 등 버거 브랜드, 배스킨라빈스·투썸플레이스 등이다.
이들 업체의 소송은 그 동안 피자헛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결론을 기다리며 관련 재판이 멈춰 있던 상황인 만큼 이날 상고심 결론이 나오면서 다른 소송들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대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이 추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액가맹금 명시 의무가 생긴 이후 체결된 계약은 법적 분쟁 소지가 줄었지만, 그 이전 계약을 대상으로 한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액가맹금 명시 의무가 생기기 전까지는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조항을 두지 않은 가맹본부가 대다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소송을 진행하려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보자고 소송을 미룬 점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차액가맹금과 관련한 소송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업계의 수익 구조가 투명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맹본부가 과도한 필수품목을 구입하도록 강제하면서 높은 유통 마진을 매기는 관행이 지속됐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등에선 프랜차이즈 본점은 가맹점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수익을 가져간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가맹본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계속가맹금(영업 개시 후 계속 지급하는 가맹금) 중 '차액가맹금만 수취'하는 비중은 22.9%였으며,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병행 수취'하는 비중은 38.6%로 이를 합치면 차액가맹금을 받는 가맹본부는 61.5%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