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1월생이 유독 많은 이유

이 사진을 보라. 서구권에서 1년 중 어느 달에 생일이 가장 많은지 나타내는 표인데 9월에 가장 생일이 많다. 크리스마스에 특히 남녀 간 사랑이 깊어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데... 근데 나라별로 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 1월생이 가장 많다. 유튜브 댓글로 “주변에 1월생이 많은 것 같은데 기분 탓인지 진짜 그런 건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지난 1월 왱팀 회식 때도 절반이 1월생이라서 적잖이 소름이 돋았는데. 진짜 한국에 1월생이 많은 건지 통계청 월별 출생아수 자료를 살펴보니, 1월생이 24,894명으로 가장 많았고 12월생은 17,179명으로 가장 적었다. 근 10년간 자료를 봐도 모두 1월생이 가장 많고 12월 생이 가장 적었다. 같은 해 1월생 대비 12월생은 70% 정도로 적었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홍후조 고려대 교육과정학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이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그게 아이들을 낳는 사람들은 연말이면 같은 나이라도 손해 보고 간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잖아요"

나이에 민감한 우리나라 특성상 12월 출생보다 1월 출생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린 게 장점인 한국에서 12월생은 태어나자마자 곧 2살이 되어 손해 보는 느낌이라서 부모들이 12월을 기피한다는 말인데, 요즘은 제왕절개 수술의 비율이 42.3%까지 늘어 연말보다 연초에 출산하도록 선택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또다른 이유로는,

임영일 통계청 과장
"연초에 이렇게 새로운 시작으로 아이를 출산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좀 더 많이 있다보니까 출산을 1월로 하려는 부분들이 좀 있는 것 같고요. 취학 기준일이 3월 1일에서 1월 1일로 바뀐 게 2008년 시행이더라고요. 2008년도부터는 1월이 거의 압도적으로 가장 많게 나오더라고요. 이게 연관이 되는 부분도 있지 않나..."

그러니까 아이 출산이 부부에게 주는 특별한 의미는 새해 1월에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제도적으로 취학기준일이 3월에서 1월로 바뀌면서 소위 빠른년생으로 입학하던 1~2월생도 같은 해에 태어난 친구들과 함께 입학하게 됐는데 이게 1월생이 많아진 이유가 되기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할 나이가 되면 같은 나이여도 12월생은 생후 96개월이고, 1월생은 108개월인데, 아무래도 먼저 태어나 더 성숙한 1월생들이 학업 등의 경쟁에서 우위를 갖기에 1월을 선호하고 12월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과정학 교수
“월령 효과라고 있어요. 연초에 난 아이들이 1/4분기 애들이 4/4분기 애들보다도 따고 들어가는 거죠. 더 크니까 한 주먹 더 크니까 12월생들은 상대적으로 그해에 입학을 하거나 그렇게 되면 많은 경우가 좀 어린 셈이고 그에 비해서 1월생들은 남들보다 좀 더 이렇게 올돼서 간다고 아이들이 더 이제 성숙해서 간다는 거죠”

이런 이유로 심지어 12월에 출생하고 1월로 거짓 출생신고를 하기도 한다는데, 구글에 출생신고를 검색하면 “출생신고 늦게”라는 키워드가 상단에 노출된다. 몇몇 카페에서는 출생신고 늦게 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과 무용담이 보이기도 한다.

그 옛날에는 워낙 신생아 사망률이 높아 1년씩 출생 신고를 늦게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법적으로 허위 출생 신고를 엄금하고 있다. 가족관계등록법 제44조에는 출생 신고시 의사나 조산사가 작성한 출생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출생증명서에는 출생연월일이 기재되어있어 신고를 늦게 하더라도 출생일 자체를 바꿀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댓글을 보니 ‘정 그러면 조산원에서 낳으라’는 댓글이 있던데... 출생신고 늦게 하는 게 가능한지 조산원에 물어봤다.

OO조산원
“옛날에는 있었죠. 옛날 시대라면 모르긴 한데 요새는 그렇게 못해요. 법적으로”
(왱 : 그런 거에 대한 문의 같은 거는 이제는 안 들어온다고 보면 되나요?)
“간혹 있기는 한데 저희들이 해 줄 수가 없죠. 저희들 면허 번호가 들어가고 하기 때문에”

아직도 간혹 출생신고를 늦게 해달라는 문의가 들어오긴 한단다. 다른 조산원에 출생신고를 늦게 할 수 있는지 문의해보니,

XX조산원
"언제 하시고 싶은데요? 그럼 분만한 거를 4월에 한 걸로 해야 되겠네. 일단 와보세요"
"그러니까는 이거를 전화상 막 그렇게 해드린다 이런 말을 못 하잖아요. 그거는 사문서위조예요. 그래가지고 일단 오세요"

사문서위조라서 전화상으로는 가능하다는 답변은 못 드리지만 일단 방문하라는 걸 보니... 방법이 없진 않은 것 같다. 아마 이런 종류의 은밀한 방법으로 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1월로 늦게 출생 신고한 경우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