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고 흔들리고"...'산단 태양광 지붕' 갈등

[앵커]
'산단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를 기억하십니까?

대구시가 수조 원대 민자를 유치해 노후 산단 지붕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겠다며 민선8기 들어 역점 추진해온 사업인데요.

그런데, 준공을 앞두고 있는 한 대상지의공장주들이 사업 전면 취소를 요구하며,법적 다툼까지 예고 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정진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 검단팩토리 밸리 내 공장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현장음]
"너희들이 이성적으로 하나, 지금."
"너희들이라니요..."
"됐어, 더 이상 (공사)하지 마"

공사를 하려는 시공사와 이를 막는 공장주, 바로 노후산단 태양광 지붕 설치 사업 때문입니다.

공장주들은 산단 지붕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이 시작된 이후 비가 들이쳐 각종 장비들이 젖고, 천장의 에어컨과 전등도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이혜진 / 입주기업 관계자]
"(비를 맞아서) 새 상품으로 팔지 못하고 저희로서는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습니다. (납품 물품이) 고가의 제품이고, 수입제품이다 보니까 대략 한 100만 원 정도..."

[스탠딩]
"한낮인데도 공장 내부는 이렇게 어둡습니다. 태양광 패널이 지붕에 설치된 채광창을 모두 가렸기 때문입니다."

검단팩토리밸리에 작업이 시작된 건 지난 8월, 현재 공정률이 70%에 가까운 상황에서 152개 업체 가운데 20곳 정도가 누수나 구조물 휘어짐 같은 크고 작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공장 업주]
"건물이 노후돼서 조금씩 철판 부분이 삭아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공사한다고 피스를 박아버리니까 녹이 생기면서 (공장 내부에) 녹물이 다 새어 나오고 있어요."

공단 주변엔 태양광 지붕 설치를 아예 취소하라는 현수막이 나붙기 시작했고, 일부 공장주들은 북구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임병길/대구 북구 도시국장]
"저희들은 인허가를 (취소)할 수가 없는 거 아닙니까...(공사 중지 명령을) 약속드립니다."

절차가 무시된 채 사업이 진행됐다며 산단 내 전,현직 임원들 간 법적 다툼까지 예고된 상황.

사업 시행사도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사업시행사 대표]
"준공을 해야 될 시간이 지나서 지체상금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지금 임시만 해놨고, (피해에 대해) 준공이 끝난 다음에 더 보완을 해서 하겠다고 공문도 보내놨고요."'

산단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는 대구시가 지난 2022년 12월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3조 원 민간 투자유치를 홍보하며 역점 추진해 온 사업입니다.

하지만, 지난 6월 한화자산운용이 사업추진 포기 의사를 대구시에 전달했고, 2년이 다 돼도록 성과가 미흡해 대구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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