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 봤던 KIA의 그 우승… 박찬호는 그린다, 한국시리즈의 그 특별한 장면을

김태우 기자 2024. 10. 1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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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IA의 2차 5라운드(전체 5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박찬호(29·KIA)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시즌 연속 1군에서 활약했다.

그때부터 박찬호는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왔다.

첫 한국시리즈 출전인 박찬호라면 그 감정은 더 특별하다.

박찬호는 시즌 말미 한국시리즈가 보이기 시작하자 "(한국시리즈 출전이) 너무 기대된다. 너무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그 생각만 하면 설레고 기대가 많이 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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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우승을 군에서 지켜봤던 박찬호는 올해 팀의 당당한 주전 유격수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간다. ⓒKIA타이거즈
▲ 리드오프 및 유격수 출전 가능성이 높은 박찬호는 이번 시리즈에서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4년 KIA의 2차 5라운드(전체 5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박찬호(29·KIA)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시즌 연속 1군에서 활약했다. 고졸 신인치고는 비교적 빠르게 1군에 올라온 건 맞았다. 하지만 1군의 주축 선수는 아니었다. 여러 측면에서 주전이 되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2016년 시즌 이후에는 그렇게 훗날을 기약하며 군에 갔다. 상무가 아닌,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간절함은 역설적으로 더 커진 시기였다. 그 와중에 본 하나의 부러운 장면도 있었다. 박찬호로서는 야속하게도, 입대하자마자 KIA는 2017년 질주하기 시작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더니,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집어삼켰다.

박찬호는 “(생활관의) 애들이 우승했다고 막 그러더라. 하이라이트로 봤다. 너무 궁금했다. 볼 수밖에 없었다”고 팀의 우승을 군에서 바라본 당시를 회상했다. 팀의 우승에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 건 당연했다. 그때부터 박찬호는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왔다. 그리고 올해, 그 절호의 기회가 왔다. 2017년 군인이었던 박찬호는, 2024년 팀의 주전 유격수로 당당히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제대 이후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던 박찬호는 2022년을 기점으로 공격 생산력이 계속 좋아지며 이제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격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0.301을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 134경기에서는 타율 0.307로 또 한 번 경력 최고 시즌을 경신했다. 에너지 넘치는 수비와 주루, 지칠 줄 모르는 스태미너도 그대로였다. 팀의 리드오프로 나선 경기도 꽤 많았다. 공·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이범호 KIA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박찬호는 스스로 주역이 되는 한국시리즈를 꿈꾸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주역이 될 선수들은 따로 있다고 자신을 낮춘다. 그러나 설렘은 기량과 팀 공헌도를 떠나 경기에 나서는 모든 선수들이 동일하게 품을 수 있어 공평하다. 첫 한국시리즈 출전인 박찬호라면 그 감정은 더 특별하다. 박찬호는 시즌 말미 한국시리즈가 보이기 시작하자 “(한국시리즈 출전이) 너무 기대된다. 너무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그 생각만 하면 설레고 기대가 많이 된다”고 했었다. 그리고 이제 그 무대에 설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 소금과 같은 몫으로 자신만의 한국시리즈를 그려가고 있는 박찬호 ⓒKIA타이거즈

스스로를 낮추지만 박찬호의 임무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여러 논란에 불구하고 콘택트 능력이 있고, 출루하면 기동력으로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박찬호의 리드오프 기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박찬호는 올해 정규시즌 1번 타순에서 총 341타수를 소화했고, 이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타석과 타수였다. 투수나 당일 컨디션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정규시즌 기조를 이어 간다면 박찬호가 또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내야 수비의 사령관인 유격수다. 올해 KIA는 수비에 있어서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완벽하지 않을 시리즈 초반이 관건이 될 수 있는데 박찬호가 무게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야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했고,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승을 선점한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온다면 상대 전적도 괜찮다. 삼성을 상대로 올해 14경기에서 타율 0.364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대구 원정에서도 타율 3할에 홈런 하나를 기록했다. LG가 올라온다고 해도 타율 0.288로 크게 약하지는 않았다. 박찬호가 소금과 같은 활약, 때로는 팀의 기를 살릴 수 있는 화려한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7년 전의 아쉬움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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