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리스크' 사과 넘어 기소 요구…한동훈 홀로서기
'국민 눈높이' 언급하며 간접적으로 사과 요구하던 韓, 처음으로 행동방침 언급
사과로는 부족·주가조작 의혹 기소 요구, 신지호 "결단 순간 다가와"
보수 균열 비판에도 친한 "누가 맞는지 민심 봐야" 압박 수위↑
악화일로 지지율, 尹 반응 지켜본 뒤 완전한 갈라서기 가능성
김건희 여사의 사과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이 미적거리는 사이 국민의힘에서는 친한계를 중심으로 단순 사과보다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직접적으로 김 여사가 공개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친한계에서는 아예 검찰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김 여사 순방 중에 한동훈, "공개활동 자제"…친한계는 "불기소 안 돼"
한 대표의 발언은 현재 아세안 순방에 동행 중인 김 여사가 필리핀·싱가포르 등에서 활발하게 공개 활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또 한 대표는 그동안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이 불거졌을 때 '국민 눈높이'를 내세우며 간접적으로 사과 필요성을 말해왔는데, '공개 활동 자제'와 같이 직접적으로 김 여사의 행동 방침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한 대표가 친한계 중심 21명의 현역 의원과 회동하고, 원외 당협위원장들 연수에 참석했을 때에도 김 여사 리스크는 최대 화두였는데, 한 대표는 리스크 대응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고 한다.
특히, 지난 7일 원외 당협위원장들 연수에서 "김 여사 리스크를 털고 가야 한다"거나 "한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당협위원장들의 요청이 나오자 한 대표는 "어떤 우려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 한 대표는 "민심에 따라 행동하겠다. 행동할 때가 됐다"거나 "결심해야 될 때는 결심하겠다"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독대 요청에 응답이 없고, 김 여사는 사과는커녕 공개 활동이 늘어나는 모습에 한 대표가 우호세력을 규합해 직접 나서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심지어 친한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단순 사과로는 부족하고 김 여사가 검찰에 의해 기소돼 법원의 판단을 받는 편이 낫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지금 여당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엄중하고 무언가 이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는 재판에 회부하지도 않고 그냥 무혐의·불기소처분을 한다면 여론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실제 민심 봐야"…윤한 갈등 불사
당내 주류인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의 '반기'가 보수의 균열만 키운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야권의 탄핵 공세에 맞서 여당이 하나로 뭉쳐도 모자란 상황에서 친한계의 조직적 움직임은 민주당에게만 좋은 일이라는 취지다.
하지만 친한계에서는 "어느 편의 말이 맞는지 실제 민심을 봐야 한다(재선의원)"며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민심을 행동의 명분으로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9일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의견을 묻자 69.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달 전 조사(67.1%)보다 2.8%p 높아졌고, 지난 1월 조사(56.7%)보다 13.2%p 올라간 수치다.
한동훈 대표의 직무수행능력 평가를 물은 결과도 '잘 못한다'는 평가가 61.7%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한달 전 조사(56.5%)보다 5.2%p 높아졌다.
또 같은 조사에서 '김 여사 특검법 부결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특검법이 통과됐어야 했다'는 비율이 62.5%, 폐기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9.4%로 집계됐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병행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 자세한 조사 내용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 참조)
친한계에서는 김 여사에 대한 압박에 따른 갈등 국면을 걱정할 시기가 아니라 보수의 생존 자체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보는 기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외 당협위원장 연수 당시 대다수의 당협위원장들이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된 우려를 전달하자 한 대표가 확신이 선 것 같다"며 "대통령실의 반응을 기다린 뒤, 보수 생존을 기치로 완전한 차별화, 갈라서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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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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