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없이 위성 쏘는 기술, 여기까지 왔다

막대한 회전력으로 인공위성 등 발사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으려는 괴짜 과학자들의 노력이 또 유의미한 결실을 맺었다.

2014년 설립된 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핀런치(SpinLaunch)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를 이용한 발사대 키네틱 런치 시스템(Kinetic launch system) 실험에서 중력가속도 1만G 기록을 달성됐다고 전했다.

키네틱 런치 시스템은 말 그대로 운동 에너지만 이용한 발사대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은 고체 또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에 탑재돼 하늘로 올라가지만, 키네틱 런치 시스템은 로켓 없이 발사체를 운동 에너지만으로 지정된 고도에 올려놓는 장비다.

운동 에너지를 이용해 큐브샛 등 소형 장비를 발사하는 키네틱 런치 시스템. 이번에 1만G 내구 기록을 세웠다. <사진=스핀런치 공식 홈페이지>

영화에나 나올법한 스핀런치의 아이디어는 아직 100% 실현되지 않았다. 다만 3년 여에 걸친 계속된 실험에서 가능성이 많이 확인됐다. 더욱이 이번에 중력가속도 1만G가 걸렸음에도 발사체 내구성이 확인된 점은 고무적이다.

스핀런치 관계자는 "원심력이 발생하는 소용돌이 같은 장치로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는 본격적인 실험이 이제 막 3년 차가 됐을 뿐"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에 1만G 부하 테스트를 마친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실험에 사용된 위성은 1U 큐브샛(CubeSat)이다. 가로 및 세로 10㎝, 높이 11.35㎝, 무게 약 1.33㎏로, 키네틱 런치 시스템에서 최대 1만G의 부하에 견디기 위해 기체를 6061 알루미늄 합금에서 7075 알루미늄 합금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스핀런치 관계자는 "이번 성과로 작은 위성은 운동 에너지만으로 지구 저궤도에 올릴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키네틱 런치 시스템의 상당한 부하를 견딜 소형 발사체 제작 노하우를 쌓았다는 점에서 본 테스트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신 실험으로 고성능 저비용 인공위성 발사가 언젠가 실현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며 "운동 에너지를 이용한 발사체 운용은 저비용 및 안전성 면에서 모두 유리하다. 실현되면 우주개발의 양상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핀런치의 키네틱 런치 시스템이 상용화될 경우, 로켓이 활용되는 기존 우주개발에 비해 비용의 약 90% 절감이 가능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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