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도 한강 열풍…“순식간에 매진”

홍석재 기자 2024. 10. 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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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책이 정말 잘 팔려요. 재고가 거의 떨어졌는데 언제 다시 입고될지 알 수 없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이 일본인이 아니어서 아쉬워하는 (일본) 사람도 있겠지만 이웃 나라 문학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책을 사려고 가본 (닛케이신문사) 근처 서점에서 한강 작가의 책이 순식간에 매진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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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본 도쿄 대형서점 기노쿠니야에서 ‘축 노벨상문학상 수상 Han Kang(한강)’이라고 적힌 한강 작가 특별 코너에서 일본 독자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한강 작가의 책이 정말 잘 팔려요. 재고가 거의 떨어졌는데 언제 다시 입고될지 알 수 없습니다.”

13일 일본 대형 서점 기노쿠니야 도쿄 본점 직원은 노벨문학상 수상 뒤 일본까지 불어온 ‘한강 열풍’을 한겨레에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찾은 기노쿠니야 2층 문학코너에는 ‘축 노벨상문학상 수상 Han Kang(한강)’이라는 손팻말과 함께 한강 작가 특별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한강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는 남아있는 책이 없었다. 한강 작가의 또다른 소설인 ‘흰’(2018년),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2007년) 등도 두어권 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는 한국에서 절판된 책인 데다, 해외에선 일본만 번역서가 나와 있어 더 ‘귀한 책’이 되고 있다.

한강 작가의 책이 전시된 주위에는 이전 노벨문학상 주요 수상작들인 욘포세의 대표작 ‘삼부작’(2021년·노르웨이), 일본 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1968년)과 오에 겐자부로의 ‘죽은 자의 사치’(1994년) 같은 책들이 쌓여 있었다.

책을 고르던 한 일본 독자는 “한국 문학을 궁금해하고만 있었는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사볼까 해서 책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일본인 독자는 “한강 작가를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일본에도 많이 알려진 (한강 작가의) 책들은 거의 팔리고 없어서 ‘흰’이랑 두 권만 사서 가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재팬 문학분야 베스트셀러에 한강의 작품 ‘흰’과 ‘작별하지 않는다'가 나란히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판매량을 따지는 종합 분야에서도 ‘흰’이 8위에 올라있다.

일본에는 2011년 이후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 한강의 작품 7권이 출판사 네 곳을 통해 일본어로 번역돼 있다. 출판사들은 노벨상 수상 뒤 책 대부분이 품절 상태여서 곧바로 재쇄에 돌입해 10월말께 시중에 다시 배포를 한다는 계획이다. 한강 작품 4권을 일본어로 출간한 김승복 쿠온출판사 대표는 한겨레에 “일본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뻐하는 것은 그의 글이 척박한 땅에서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이곳 독자들이 번역서 등을 통해 오랫동안 한국 문학을 사랑하고, 좋아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많은 독자들이 한강뿐 아니라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오랫동안 곱씹어 읽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이 일본인이 아니어서 아쉬워하는 (일본) 사람도 있겠지만 이웃 나라 문학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책을 사려고 가본 (닛케이신문사) 근처 서점에서 한강 작가의 책이 순식간에 매진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일본에서 한국 문학 인기가 높아지는데 한강 작가는 그 흐름을 이끌어온 작가의 한명”이라며 “(한강의 글에 대한) 공감의 확산은 우리가 폭력과 고통을 극복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도쿄/글·사진 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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