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 나선 KT, 1370만 가입자 줄이탈 '촉각'

김영섭 KT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무단 소액결제와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KT가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 조치에 나선 가운데 향후 이동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잔류 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데이터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등을 보상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고객이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할인은 포함하지 않아  고객 이탈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2주간 서비스 해지를 원하는 고객에 대해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다.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이를 소급 적용한다. 다만 9월1일 이후 신규·기기변경·재약정 고객, 알뜰폰, 사물인터넷(IoT), 직권해지 고객은 제외한다.

잔류하기로 결정한 고객들에 대해서는 올해 2월부터 6개월간 매월 100GB 상당의 무선 데이터, OTT 6개월 이용권, 멤버십 할인 6개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해킹 피해나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 등을 보전해주는 '안전·안심보험'도 2년간 지원한다.

다만 전면 통신비 할인은 빠졌다. 앞서 경쟁사 SK텔레콤(SKT)이 8월 한 달 통신비를 50% 할인해주고 연말까지 매달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하며 멤버십 할인 폭도 50%로 확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해 권희근 KT 마케팅혁신본부장은 "SKT와는 정보유출에 대한 범위가 다르다"며 "SKT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2696만건인 데 비해 KT는 2만2000명이고 그나마도 이들에 대해 요금 할인뿐만 아니라 무선 데이터 제공, 위약금 면제까지 이미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회성 요금 할인보단 장기간 혜택을 드리고자 했다"며 "고객마다 요금제가 달라 할인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부분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KT의 설명에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선 "보상 없는 보상안",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등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KT 전체 고객의 3분 1을 차지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들은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없는데다 OTT의 경우 네이버와 넷플릭스, 배달의민족과 티빙 등 이미 결합 상품을 구독하는 이용자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KT에 상심한 이용자들이 실제 대규모 이탈로 이어질 지에 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KT의 가입자는 1368만3439명이다.

SKT는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지난해 7월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간 16만 6441명이 경쟁사로 빠져나갔다. 해킹 사실이 알려진 4월22일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이탈한 가입자는 약 83만명이다.

SKT의 전례에 비춰 KT도 가입자 이탈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T 해킹 사태 당시 신뢰 상실뿐만 아니라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진행됐던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있었다"며 "당시와 비교 하면 통신사간 보조금 경쟁을 억제하던 단통법 마저 완전 폐지된 만큼 이탈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통가에선 SKT와 LG유플러스가 번호이동 고객 유치를 위해 판매장려금(리베이트) 규모를 키우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4월19일부터 7월14일 사이 자사 회선을 해지한 고객을 대상으로 해지일로부터 36개월 안에 재가입 시 해지 전 기준의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그대로 복원해주는 '재가입 고객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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