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유럽법인에 4개월 연속 '채무보증'…정상화 모색
넥센타이어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유럽법인에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보증자로 참여한 채무잔액은 1조원이 넘는다. 미국 공장 신설, 전기자동차(EV) 타이어 브랜드 론칭 등 상당한 투자금이 필요한 가운데 유럽법인에 자금이 묶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지난달 27일 유럽법인의 산업은행 대출에 채무보증을 섰다. 금액은 283억8278만4000원이며 채무보증 기간은 시작일로부터 1년이다. 이번 대출은 유럽법인의 기존 대출을 대환하는 데 사용됐다.
유럽법인은 넥센타이어가 보유한 18개 종속기업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자산은 2014년 말 16억원에서 2018년 7458억원, 2020년 8839억원, 2022년 1조2497억원, 2024년(반기) 1조6950억원으로 늘었다. 유럽법인 1곳의 자산이 나머지 종속기업 17개사의 총합(1조1212억원)보다 많다. 덩치가 큰 만큼 넥센타이어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유럽법인 정상화다. 2017년 부터 지난달까지 집행된 총채무(1조246억원)에 보증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올해에만 △5월 595억원 △6월 637억원 △7월 299억원 △8월 284억원 등 네 차례에 걸쳐 총 1815억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문제는 유럽법인의 재무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이다. 부채비율은 2019년 291%를 넘긴 뒤 2021년 661%로 최고점을 찍었다. 2022년에는 273.83%로 낮아졌지만 2023년과 올해 반기에는 각각 302.8%, 311.8%로 다시 300%대를 넘겼다. 또 자본잠식률은 △2021년 51.2% △2022년 26.91% △2023년 24.23% 등으로 여전하다.
이처럼 유럽법인 정상화 지연, 체코 공장 투자, 매출채권 증가 등은 넥센타이어의 현금흐름과 차입에 부담을 주고 있다. 또 13억달러(약 1조7667억원)의 미국 신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로 변경하는 등 성장동력 확충을 늦추는 결정이 이어졌다.
"수익 구조 탄탄…건전성 지표 내년부터 개선"
반면 넥센타이어는 수익구조가 안정된 만큼 추가적인 재무 부담 확대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638억원과 영업이익 62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69.5% 증가했다. 지난해 6.9%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8%로 끌어올렸다.
재무건전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30% 수준에 불과한 체코2공장 가동률을 올해 말까지 50%, 내년에는 100%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본다. 전체 매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달하는 만큼 현지 생산을 늘리면 보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은 고인치, 전기차 타이어가 많이 팔리는 고부가 시장"이라며 "우리나라의 현지 완성차 제조사는 물론 국내 완성차 제조사 공장도 들어서는 만큼 판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