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 발 묶였던 188명 귀국…"이제 씻고 싶습니다"

장연제 기자 2023. 5. 2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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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수도 전기 끊겨…호텔 숙박 연장도 어려워"
조모 씨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장연제 기자〉


#"한국에 왔으니 (몸을) 씻고 싶습니다. 괌에서는 (수도가 끊겨) 제대로 씻지 못했어요."(괌에서 갇혔다가 귀국한 이모씨)

#"2~3일에 한 번씩 씻었습니다.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에어컨을 켜놓고 쉬고 싶습니다."(괌에 갇혔던 조모씨)



태풍 '마와르'가 괌을 휩쓸면서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 3400여 명 가운데 일부가 귀국했습니다. 지난 22일 괌 국제공항이 폐쇄된 지 일주일만입니다.

첫 수송편인 진에어 LJ942편을 탄 188명은 오늘(29일) 저녁 8시 5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친구와 여행을 갔다가 괌에 고립됐던 조모(39)씨는 취재진에 "수도와 전기가 끊겨서 (제일) 힘들었다. 2~3일에 한 번씩 씻었다"면서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에어컨을 켜놓고 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자영업자 이모 씨는 JTBC 취재진에 "여자친구와 3박 4일 일정으로 괌 여행을 갔다가 갇혔다"며 "23일 귀국 예정이었는데 발이 묶여서 거의 (자동차에서) 노숙하다시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현지 상황에 대해선 "수도와 전기가 끊긴 곳이 많고, 호텔도 숙박을 연장해 주지 않아서 숙소 구하기도 어려웠다"며 "어쩔 수 없이 차를 빌려서 그곳에서 지냈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현지 교민분들께서 물이나 계란, 밥 등을 나눠줬다"며 "식사도 100인분씩 이렇게 준비해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줬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묻자 "씻고 싶다"며 "괌에서는 (수도가 끊겨) 제대로 씻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태풍 '마와르'가 괌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 일부가 귀국했다. 3400여 명 가운데 188명이 첫 수송편 진에어 LJ942편을 타고 29일 저녁 8시 5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장연제 기자〉

휴양지인 괌은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아 임신부, 어린이 등도 많이 고립됐습니다. 태교 여행을 갔다가 발이 묶인 딸 내외를 마중 나온 60대 여성 A씨는 "임신 5개월 차인 딸이 4박 5일로 태교 여행을 갔다가 갇혔다"며 "태풍이 덮쳐서 숙소에 전기도 안 나오고 물도 끊기고 그랬다더라. 너무 걱정됐다"고 했습니다.



입국장엔 외가 식구들과 괌 여행을 떠났다 발이 묶였던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김모(12)군과 김모(9)양은 엄마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스케치북에 적어 들고 아빠와 함께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장연제 기자〉

입국장엔 외가 식구들과 괌 여행을 떠났다가 발이 묶였던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김모(12)군과 김모(9)양은 엄마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적은 스케치북을 들고 아빠와 함께 입국장 앞을 지켰습니다. 두 아이들은 "엄마가 보고싶다"고 말했습니다.

진에어 여객기를 비롯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여객기도 괌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제주항공 여객기와 대한항공 여객기도 오늘 인천으로 들어옵니다.

오늘과 내일(30일) 오전까지 2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괌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나머지 관광객까지 모두 귀국하려면 약 사흘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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