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분야 손 놓은 인천시... 인천국방벤처센터 설립 좌초

사진=인천시청

인천시가 미래먹거리로 불리는 항공우주 분야 산업 육성에 손을 놓고 있다. 시는 ‘항공우주 특화’ 인천국방벤처센터를 설립할 계획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경안에서도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있다.

5일 시에 따르면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인천국방벤처센터 설립·운영을 위한 2억7천만 원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 항공과는 추경안에 이 예산이 반영되면 오는 9월 본격 센터를 운영해, 인천 내 방산업을 활성화시킬 계획(중부일보 5월 1일자 1면 보도)이었다. 특히 센터가 설립되면 방위사업청의 ‘방산혁신클러스터’에 도전할 수 있는데, 이에 선정되면 수백억 원의 국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시는 올해 추경에 민생 경제에 우선적으로 재원을 투입해야 했다는 이유로 이번 추경에 센터 설립 예산을 수립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인천 방산업계는 중소 업체들이 더욱 성장하고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센터가 없는 지역 내 중소 방산업체들은 해외수출과 기술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국방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절충교역’이다. 이는 국가간 방위산업 물품을 거래할 때 계약 상대방에 관련 기술 이전 또는 국산 무기 및 부품 수출 등을 요구하는 형태를 뜻한다. 가령 프랑스 방산업체 A사가 국내 시장에 헬리콥터를 100억 원 수출하기 위해 국내 방산업체 물품 약 50억 원을 수입하는 형태의 계약을 맺는 것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20여개국에서 무기구매의 보편적 제도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절충교역을 통해 수익 대부분은 국내 대기업에 쏠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절충교역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외업체가 수출업체의 방위사업청 납품 실적과 기술력, 생산 여건 등을 고려하는데, 일개 중소업체가 센터 지원 없이 이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인천에 둥지를 툰 방산업체들은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한 시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어 가장 가까운 대전국방벤처센터를 찾고 있다는 불편도 지적됐다.

인천 방산업계 관계자는 "센터가 글로벌 바이어들과 직접 연결을 시켜주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기업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방사청과의 거래 실적이 있어야 한다"며 "문제는 방사청 업무 특성상 기밀 자료가 많아 대기업 외에는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센터가 설립되면 시장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범주 다윈프릭션 부사장도 "해외수출을 위해 방사청 실적을 쌓기 위해서는 군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기술을 갖춰야 하는데, 센터가 설립되면 중소업체들의 기술력 확장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현재는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대전이나 충남까지 찾아가야 해 효율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덕수 행정부시장은 내년 예산안에는 센터 설립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부시장은 이날 열린 제295회 인천시의회 정례회 3차 본회의 시정 질의에 국방벤처센터 설립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올해 재원이 굉장히 타이트한 상태였는데, 항공우주분야 및 방산분야에 대한 기업 수요와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해 내년 예산에 반영되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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