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 병영에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던 음식, 연탄돼지불고기 맛집 '수인관'
[리뷰타임스=안나 리뷰어]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에는 조선시대 전라남도와 제주도를 총괄하던 육군사령본부라고 할 수 있는 문화유적 병영성이 자리잡고 있다.
전라도 일대를 관활하던 군인들의 주거지이기도 했던 전라 병영성에는 대규모 군인들이 거주했으나 현재는 성곽만 남아 있고 모두 소실된 상태.
지금은 짜그라진 작은 마을이지만 대규모 군인들을 위한 상업이 발달하여 조신시대 전라도 최고의 상업도시로 발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진 병영성을 방문했다면 꼭 맛봐야 할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돼지불고기인데, 병영성 돼지불고기의 유래에 대해 잠깐 말하자면 조선시대 병마절도사가 새로 부임한 강진현감을 대접하기 위해 올린 돼지고기에서 유래하여 이후 강진에서 귀한손님 대접할때 내놓는 음식이 되었고, 1960년 이후 병영성 인근에 연탄 돼지불고기집들이 생기면서 병영성은 연탄돼지불고기 명소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해남에서 강진으로 택시타고 오면서 기사님이랑 강진 투어 중 먹게 될 음식에 관한 얘기를 나눴는데, 오늘 점심으로 연탄불고기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대뜸 어디냐고 물으셔서 '수인관'이라고 했더니 식당 정말 잘 잡았다고 극찬을 하셨다.
외지인들에게 입소문난 '설성식당'은 절대 가면 안된다는 현지토박이 기사님의 당부 말씀도 있으셨는데, 어느 지역이나 맛집 가려면 택시기사님께 조언 듣는것이 실패확률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강진군 해설사님과 함께 하멜기념관을 둘러보고, 강진의 독특한 돌담길을 따라 도착한곳은 맛집이라고 보기 어려울만치 초라한 외관, 나중에 알고보니 뒷문이었다는...
식사마치고 나온 이곳이 정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중에도 끊임없이 단체객들이 몰려들고 있었는데 병영의 대표적인 연탄불고기 맛집 인증.
단체예약을 했는데, 아직 테이블이 준비중이라며 대기하라고 한다. 마침 식당 옆으로 자그마한 개천이 흐르고 있고 전형적인 시골정취가 느껴지는 개울가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봄을 가득 담은 사진촬영하는 시간을 가진 후 입장했다.
연탄불고기 백반은 2인부터 시작하니, 혼밥 불가한 곳. 상차림 인원에 따라 조금씩 싸진다.
확장을 한듯한 내부는 상당히 넓은편인데 단체객들이 많아서인지 몇군데로 구획을 해놨고, 미리 예약해놓은 우리팀은 분리된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
상차림 준비란게 이것이었구나. 손님들 착석하면 세팅하기 힘드니 기본적인 찬들은 미리 차려놨다.
기사아저씨가 수인관의 반찬가짓수가 아주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일반적인 남도 한식 상차림을 떠올리면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닌듯하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본찬도 정갈하고, 후식으로 먹을 떡까지 한 테이블에 차려놓으니 제법 푸짐해보인다.
식사할 준비가 완료되면 수인관의 메인 돼지불고기가 놓여진다. 아랫쪽에 놓인 워머로 끝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수인관은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천연재료로만 맛을 내기로 유명한데, 연탄돼지불고기 맛도 불향이 가미된 깔끔한 맛. 단맛과 매운맛이 적절히 조화된 맛이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다만 서울 스타일의 단짠에 익숙해진 내 입맛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다.
마침 내 앞에 있어서 자주 먹었던 국수를 넣은 홍어(?)무침. 우리가 알고 있는 홍어무침이 거의 가오리라고 하던데, 전라도에서 먹는 홍어무침이니 진짜 홍어일지도 모르겠다.
파김치와 두부김치용 전라도김치는 감칠맛나고 진한양념맛이 전라도김치의 특색을 그대로 보여준다. 묵은지는 군내가 나는게 특징인데, 그게 전라도김치의 매력인듯.
전라도에서 홍어가 빠진 잔치집은 잔치집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홍어는 남도에서 대단한 의미를 지니지만, 관광객이 많은 식당이라서 그런지 홍어는 대중적인 입맛의 살짝 쏘는 정도의 맛.
남도홍어라면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매력인데, 홍어마니아로써 좀 아쉬운 맛.
찬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하나같이 슴슴하니 맛있었다.
1인 1조기. 다들 공기밥 위에 척 얹어서 살살 살 발라가며 먹었다. 살도 실하고 간도 적당하니 이거 한 마리로도 밥 한공기 뚝딱 가능할 듯.
반찬으로 독특하게 미니족이 나온다. 사이좋게 나눠먹으라고 테이블당 사람수에 맞게 맞춰서 세팅해놨다.
불고기는 역시 쌈사먹어야, 야채값 폭등으로 상추를 적게 줘서 좀 아쉬웠다는.
제법 살이 통통하게 올라 씹는맛이 일품인 쭈꾸미무침도 좋았다.
걸으며 먹으며 그 지역 대표 막걸리를 맛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강진 병영에서 맛볼 수 있는 막걸리는 병영설성 생막걸리인데 가벼운 느낌의 텍스쳐가 불고기의 매운맛과 잘 어울렸다.
멸치젓도 겉절이도 맛잇었는데, 워낙에 먹을게 넘쳐 멸치젓을 제대로 못먹은게 아쉽다.
클리어!
상다리 휘어진다는 남도상차림은 아니었지만 부족함도 모자람도 없이 꽉 차게 잘 먹은 느낌이다.
강진 병영성 관광 오시면 무조권 연탄돼지불고기 먹고 돼지 되기!
[식당 정보]
상호 : 수인관
주소 : 전남 강진군 병영면 병영성로 107-10
전화 : 061-432-1027
영업시간 : 11:00~20:00
대표 메뉴 : 연탄불고기 백반
<soheeele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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