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인 골프복 브랜드 전문회사 까스텔바작이 '형지글로벌'로 사명을 변경한다.
18일 형지그룹은 까스텔바작이 지난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 등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형지그룹은 손해배상·브랜드 취소 소송으로 법적 분쟁을 벌이던 프랑스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Jean charles de Castelbajac)과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결국 회사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때문에 패션업계에서는 형지그룹이 대외적으로는 장 샤를 까스텔바작과 합의했다지만 사실상 까스텔바작과의 결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형지그룹는 최병오 회장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과 만나 협업과 교류를 확대하고 상생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까스텔바작의 실적도 최근 몇 년간 부진했다. 까스텔바작의 매출은 2022년 618억원에서 2023년 484억원, 2024년 407억원으로 해마다 쪼그라들었다.
형지그룹이 까스텔바작의 사명을 형지글로벌로 바꾼 것은 2014년 까스텔바작 국내 상표권을 인수하고, 2015년 까스텔바작 골프웨어를 론칭한지 만 10년 만이다.
2016년 물적 분할을 통해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까스텔바작은 프랑스 본사 PMJC S.A.S를 인수하며 글로벌 상표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과의 예술 감독 계약이 만료되면서 브랜드의 예술적 방향성과 관련한 마찰이 생겼다.
이후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은 "2023년 말 PMJC가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이 보유한 디자인의 고유성을 침해했다"며 프랑스 파리 법원에서 손해배상·브랜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규모는 총 296만4000유로(한화 약 44억원)에 달했다.
까스텔바작은 창업주의 2세인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이 2021년부터 대표를 맡아 왔다.
형지그룹은 앞으로 까스텔바작이 형지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형지그룹 계열사들의 글로벌 사업을 주도적으로 맡아 진행하게 된다. 특히 골프 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두바이에도 현지 유통사와 손잡고 제품을 공급하는 등 더욱 많은 유통 채널을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하고 계열사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결정하게 됐다...국내 골프 시장의 활성화에 일조하겠다"
- 형지그룹 관계자 -
한편, 까스텔바작은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의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다. 그는 마돈나·비욘세·레이디 가가 등 글로벌 스타를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의 의상도 디자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