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게 지냅시다”…빈살만 이어 시진핑 찾아가는 최강국 포스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6. 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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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풍선 이후 냉각된 G2
긴장 완화안 머리 맞댈 듯
중동 영향력 복원위해
빈살만 만나 손내밀어
中 사우디 관계개선 기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3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가운데 6일(현지시간) 제다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월 정찰풍선 사태로 냉각됐던 미중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장관이 이르면 이달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아직 방중시기가 유동적이라 전제하면서도 “블링컨 장관이 면담할 고위 관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블링컨 장관이 수주 내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두 나라의 관계를 ‘해빙(Thaw)’으로 이끄는 발걸음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발표할 일정이 없다”면서도 “연기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여건이 허락하면 이뤄질 수 있다”고 답했다.

당초 블링컨 장관은 올해 2월 중국을 방문해 미중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앞선 1월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류허 부총리가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에서 만나 미중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미국 본토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풍선’ 사태를 이유로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이 전격 연기되면서 양국은 크고 작은 일에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본격적인 해빙 가능성은 지난달부터 감지됐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을 열었고, 월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비공개로 중국을 방문하면서 상황 관리에 나섰다. 또 지난달 25일 러몬도 상무장관과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워싱턴DC 회담을 열고 양국의 우려사항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달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는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중국측의 거절로 불발됐지만, 5일 외교 차관급 회담은 성사됐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세라 베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은 전날 중국에서 양타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 사장 및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과 각각 회담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가능성에 대해 “두고보자”고 답하면서 “(미중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커트 캠벨 미국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허드슨연구소 행사에 “(중국과의)통신선이 열리고 있고 우리의 관심사와 우려를 더욱 건설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블링컨 장관의 방중계획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관계를 부분적으로 복원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군사부분에서 마찰이 지속되고 있지만 해빙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미중은 지난 3일 대만해협에서 중국 군함과 미국 구축함이 약 137m까지 접근한 바 있고, 지난달 26일에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근접비행을 하기도 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는 등 아랍권의 관계회복에도 공을 들였다. 사우디는 지난해부터 원유생산량 감축으로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며 미국과 긴장관계를 조성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인권 문제의 진전으로 양국 관계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뒤 인권문제에 대해 민감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다만 블링컨 장관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인권 문제 외에 청정에너지와 기술 분야를 포함한 경제 협력을 논의한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아프리카 수단에서 내전사건이 터졌을 때 사우디가 미국인의 대피를 지원한 점에 대해 감사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여한 뒤 8일에는 사우디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미국은 사우디와의 관계회복을 통해 원유생산량 문제와 중국과 러시아 견제 등의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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