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 방안 못 찾은 근로자임대아파트, 철거 가닥

인천시, 청년창업공간화 검토했지만
건물용도 '공동주택' 불가 결론
도시재생·주차장 대안도 무산

건물 낡고 주거환경 역시 열악
악취까지…해법 찾기 결국 실패

▲ 인천 서구 가좌동 근로자임대아파트. /사진 출처: 네이버지도

인천 북부권 여성 노동자들의 안식처 역할을 했던 '근로자임대아파트'가 마땅한 쓰임을 찾지 못하고 결국 철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인천시는 근로자임대아파트 건물 활용 방안을 내부 검토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6월 문 닫은 근로자임대아파트를 두고 시는 우선 '청년창업공간화'를 검토 했지만 건물 용도가 '공동주택'이라 불가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1984년 지어진 서구 가좌동 소재 이 아파트는 2개 동 100세대(연면적 3480㎡) 규모로 인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미혼 여성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다.

4년 전만 해도 150명 안팎이 살았지만 코로나19 이후 거주자가 급격히 줄어 지난해 초 2명이 살다 같은 해 6월 결국 문 닫았다.

코로나 발생 초기 신천지 신도 13명이 사는 것으로 확인돼 '신천지 아파트'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시는 아파트 건물을 중심으로 이 일대 '도시재생' 사업도 구상했지만 올해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내부 검토 결과 이 역시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따라 관련 예산 또한 반영되지 못했다.

앞서 관련 용역을 진행한 인천연구원은 이 일대를 '주차장'으로 활용 할 것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시 역시 연구원 의견을 바탕으로 주차장을 검토 했지만 또 무산됐다. 주차 담당 부서가 원래 계획에 없던 주차장인 만큼 활용도가 떨어질 것이란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시는 결국 건물 철거 외엔 딱히 활용 방안이 없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아파트를 일반 임대주택으로 쓰는 방안을 인천도시공사(iH)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논의해 보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그러나 건물이 워낙 낡았고 주거 환경 역시 열악해 이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아파트는 공장들로 둘러싸인 일반공억지역에 위치해 있고 인근 축산물 시장의 악취 또한 피하기 어려운 입지다.

인천시 관계자는 “여러 대안들을 검토했지만 다 어렵다는 결론이 나서 철거 외엔 딱히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마지막으로 임대아파트 활용 방안을 관계 기관과 논의해 보겠지만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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