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넷플릭스 대한민국 영화 부문에서 뜻밖의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해 9월 극장 개봉 당시 5778명이라는 초라한 관객 수로 조용히 퇴장했던 독립 영화 ‘비밀일 수밖에’가 오늘의 넷플릭스 TOP 10 영화 2위에 오르며 재조명받고 있다.
'비밀일 수밖에'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파장
‘비밀일 수밖에’는 강원도 춘천을 배경으로 한 고등학교 미술 교사 정하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유방암 치료로 학교를 잠시 떠난 정하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아들 진우에게 숨기고 동성 연인 지선과 조용히 살아간다.

평화롭던 시간은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던 진우가 여자친구 제니와 함께 갑자기 귀국하면서 깨진다. 이어서 제니의 부모까지 불쑥 찾아오고 예상치 못한 두 가족의 동거가 시작된다. 좁은 공간 안에서 각자가 감추고 있던 이야기가 하나둘 드러나며 가족과 가족, 연인과 부모, 자녀와 부모 사이에 미묘한 긴장과 충돌이 이어진다.
영화는 겉으로 보기엔 가족 소동극처럼 보이지만 ‘성소수자 엄마’라는 설정과 예비 사돈 간의 충돌, 가족 구성원 각자의 사연을 교차시키며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자연스럽게 조명한다.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비밀을 품고 그로 인해 생기는 불안과 거리감, 서로를 이해하려는 순간이 현실감 있게 이어진다. 누군가에게는 아픈 상처, 누군가에게는 남모를 두려움이 가족 안에서 차츰 드러나며 각자 감당해온 짐과 받아들이지 못한 마음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OTT에서 재발견된 매력
넷플릭스에서 ‘비밀일 수밖에’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데에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 김대환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도 가족의 이면과 일상의 균열을 세심하게 포착해온 인물이다.

이번 영화 역시 평범한 가족의 일상 속에 숨겨진 긴장감, 블랙코미디적인 순간, 웃음과 울림이 자연스럽게 뒤섞인다. 정하 역의 장영남은 자신의 아픔을 내색하지 않는 엄마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아들 진우 역의 류경수도 가족과 사랑, 진로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실적인 청년의 모습을 공감 가게 표현한다.

특히 영화는 ‘가까울수록 더 비밀일 수밖에 없는’ 가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각자 자신만의 사연과 상처를 안고 있지만 그 다름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이해해가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두 가족의 동거라는 어색한 상황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변화한다. 화려한 볼거리 대신 일상적인 대화와 침묵, 춘천의 풍경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선이 세밀하게 펼쳐진다.
실제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6명의 배우들이 계속 같이 나와서 재밌었고 캐릭터들이 다 특색있다 특히 제니엄마 너무 귀여우시고 임팩트 대박", "나라면? 이라는 감정이입을 리얼하게 시켜주는 연출과 연기 모두 최고였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던 영화", "잔잔하면서도 긴장감을 주는 영화. 배우들 연기도 참 좋았다",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을 잘 보여준 영화였다. 많은 관계자들이 추천할만 하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개봉 당시 대작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비밀일 수밖에’는 넷플릭스라는 공간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새롭게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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