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깜짝 놀란 9920만원 토요타 알파드..얼마나 팔릴까

“1억원에 육박하는 미니밴 토요타 알파드가 아무리 럭셔리해도 월 50대 이상 팔릴까. 렉서스도 아닌 대중 브랜드 토요타 차량인데..”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인상적인 알파드

토요타코리아가 알파드 가격을 9920만원에 18일 공개했다.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파워트레인에 최고급 옵션을 장착한 단일 트림이다. 기자는 순간 깜짝 놀랐다. 지난달 사전 계약이 시작될 때 대략 8천만원대 중후반으로 알려지면서 ‘비싸다’는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전계약에서 이미 100여대가 넘게 계약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에 나온 알파드는 올해 6월말 일본서 공개된 4세대 신형이다. 2002년 일본 내수 모델로 1세대가 출시된 이래로 2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는 럭셔리 미니밴의 대명사다.


토요타 딜러 관계자는 “일본 사양과 가격을 비교해보면 최고급 옵션을 모두 넣어  900만엔 정도 한다”며 “토요타코리아가 예상보다 가격을 1천만원 정도 높게 책정해 특수 수요층만 찾는 차량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한다.

4세대 알파드 차체 크기는 전장 5005mm, 전폭 1850mm, 전고 1950mm, 휠베이스 3000mm다. 전반적인 크기는 기아 카니발에 비해 작다. 우위를 점하는 건 높이 뿐이다. “MPV 치곤 작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 개발 컨셉을 살펴봐야 한다.

토요타코리아는 알파드를 프리미엄 미니밴으로 정의한다. 탑승객의 편의를 극대화한 럭셔리 컴포트 공간, 장시간에도 피로감이 적은 안락한 승차감 및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편의사양을 탑재한 차량이라는 것.


VIP 고객부터 가족과 함께 레저를 즐기는 고객까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 MPV 시장의 압도적 1위 기아 카니발은 성인 6명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미니밴이다. 최대 강점은 6명 이상 탑승시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토요타 알파드는 넓은 공간을 4명이 편안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사실상 카니발과 콘셉이 같은 모델을 꼽자면 토요타 시에나다.

전시장에서 직접 본 알파드 외관은 박스카답지 않게 화려하다. 대중 브랜드의 차라기 보단 럭셔리 브랜드처럼 보인다. 원박스 미니밴이 가지고 있는 형태는 유지하면서 블랙 하이글로시로 마감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달아 고급감을 한층 살렸다.

블랙 하이글로시로 처리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일부분은 주간주행등 기능도 함께 한다, 현대 그랜저의 마름모꼴 그릴이 발광했던 것처럼 말이다. 매트릭스 헤드램프도 고급스럽다.



박스형 MPV라면 디자인 측면에서 통상 못 생긴 게 대부분이다. 따분하고 지루하다. 그런 지루함은 측면에서 더 느끼기 쉽다. 알파드 측면은 독특한 캐릭터 라인을 그려 넣어 “유려하다”는 느낌을 준다. 전반적으로 박스카의 형태는 갖고 있지만 내부 그래픽을 수정해 분위기를 전환한 것이다.


A필러에 큼지막한 델타 글래스는 이런 느낌을 살리면서 기능적으로도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측면의 B필러를 기점으로 테일램프까지 하나의 캐릭터 라인으로 이어지면서 1열과 2열이 나뉘어 보이게 디자인했다.


2열 전용 모델이라고 봐도 무방한 만큼 실내는 사실상 2열이 핵심이다. 2열에 들어서면 비행기 1등석처럼 안락한 시트가 VIP를 반긴다.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하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를 달았다. 공기압을 이용해 제대로 작동하는 마사지 기능과 릴렉세이션 모드, 메모리폼 신소재를 적용해 노면 진동을 최소화한게 특징이다.

전장은 짧지만 실내 공간만큼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 4세대를 개발하며 플랫폼까지 바꾼 덕에 1열과 2열 시트 사이, 2열과 3열 시트 사이의 공간은 각각 5mm, 10mm씩 늘었다. 2열 탑승객을 위한 모니터도 달았다. 14인치 디스플레이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4세대 알파드는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캠리부터 크라운 크로스오버 그리고 하이랜더까지 쓰이는 전방위 플랫폼이다. 차체 강성 향상과 소음·진동(NVH) 저감 설계가 반영됐다.

후면은 박스카 디장인을 벗어나지 못했다.테일램프가 무척 화려하다


파워트레인은 단일 사양으로 2.5L 가솔린 엔진과 무단 변속기(e-CVT)가 맞물린다. 여기에 전·후륜에 전기모터를 탑재해 힘을 더한다. 토요타가 오랜 기간 숙성시켜온 파워트레인인 만큼 신뢰가 상당하다.


토요타의 사륜구동 시스템 E-Four까지 달았지만 연비는 13.5km/L로 준수한 편이다.  연비와 안락한 주행 감각,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가진 MPV라면 국내에서 당분간 경쟁 상대가 없다. 9인승 카니발은 알파드 고객층과는 완전히 다르다.


굳이 따진다면 7천만원 내외로 나올  7인승 카니발 하이리무진(하이브리드 사양)이 될 수 있다. 현재 카니발 7인승 하이리무진은 시그니처 단일트림으로 6300만원대다. 연말 나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하이리무진을 선택하면 7천만원대 중반이 예상된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알파드는 비교할 급이 다른 차량”이라며  “승차감이나 인테리어 고급감에서 알파드가 여러모로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과연 알파드가 월 평균 얼마나 팔릴지, 특수층 차량이나 기업 의전용 수요가 다했을 때  부유층 개인 고객을 얼마나 파고들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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