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 '대어' 서울보증보험, 내달 증권신고서 제출…공모구조 설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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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I서울보증보험(서울보증보험)이 내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데다 공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공모가 산정 등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9월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날은 지난 6월 19일로, 통상 예비심사 청구 후 영업일 기준 45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심사 승인 이후 약 2~4주 안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셈이다.
공모가 산정과 관련해 최대주주와 증권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은) 예상 기업가치가 큰 것도 있지만, 13년 만에 나온 공기업 IPO 타자이기 때문에 공모 구조를 짜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상장하는 걸 목표로 9월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보증보험의 기업가치 산정을 두고 시장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피어그룹을 어디로 두느냐에 따라 몸값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어 그 기준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
IB업계에서 보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의 적정 몸값은 약 2조~3조원이다. 먼저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평가기준을 적용하면 서울보증보험의 기업가치는 4조원대로 올라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화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7배다. 서울보증보험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5조411억원)에 삼성화재와 같은 PBR을 적용한다면 기업가치는 4조3858억원이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과 삼성화재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서울보증보험은 삼성화재 대비 자산과 자본 규모, 수익성 모두 열위에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은 5685억원으로 삼성화재 순이익(1조2837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서울보증보험은 현재 ‘배당수익률’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경쟁력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배당액은 주당 4000원으로, 배당 성향이 50%다. 하지만 이 배당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회수라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목적이 분명하다. 아울러 서울보증보험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해 높은 배당수익률이 이번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국내 상장 손해보험사의 평균 PBR로 계산하더라도 결과값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날 기준 국내 상장 손해보험사의 평균 PBR은 0.9배 안팎이다. 이를 서울보증보험에 적용하면 약 4조5000억원이 나온다. 여기에 20~30%의 할인율과 상장예정주식수(6982만1598주)를 반영하면 기업가치는 3조원 중반대, 공모가는 5만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만약 지난해 말 기준 손해보험사 평균 PBR(약 0.5배)을 적용하면 기업가치 2조원 초반대, 공모가 3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서울보증보험이 피어그룹을 해외에서 물색할 가능성도 있다. 실적과 사업 유사성을 지닌 곳을 국내에서 찾는 게 마땅치 않을 때 택하는 주로 방식이다. 일례로 보험법인대리점(GA) 에이플러스에셋은 2020년 IPO 당시 아서 J 갤러거(Arthur J Gallagher & Co), 팬후아(Fanhua Inc), 브라운 앤 브라운(Brown & Brown Inc.)을 피어그룹으로 삼았다.
하지만 보험업 특성상 국내외 환경이 다른 데다 외국 기업과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하면 ‘뻥튀기’논란이 나올 수 있어 서울보증보험이 이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예비심사를 청구할 때 피어그룹을 한 차례 정했었고,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때 일부 수정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은 “현재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올해 안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