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더 심해지는 '골반통'·'복통'...왜?
최수지 /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여성을 위한 한의학] 원인 모를 골반 통증, 순환 장애의 신호
겨울철에는 여성들의 만성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골반통, 하복부 통증과 같은 문제로 병원을 방문해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고통받는 사례가 빈번하다.
만성 골반통으로 오시는 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고생하다가 병원을 찾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이지만, 그만큼 한의 치료가 좋은 결과를 보여 보람차고 기억에 남기도 하다.
만성 골반통은 월경과 상관없이 불쾌한 아랫배 또는 골반 내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이다. 만성 골반통은 보통 통증 위치가 명확하지 않고, 골반·아랫배·허리 등 여러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허리나 허벅지와 음부까지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월경 주기와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소화나 소변 증상, 성교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골반통의 가장 큰 원인은 순환장애와 허약이다.
한의학에서 자궁은 ‘혈액의 바다(血之海)’로 불릴 만큼 많은 혈액이 나가고 들어오는 신체기관이다. 실제로 골반 내에는 혈관이 아주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고, 그만큼 혈액순환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여성은 스트레스·호르몬 불균형·수술·염증 등의 이유로 자궁의 혈액 흐름이 정체되거나 역류되기 쉽다. 때문에 어혈이 생기기도 쉽다. 또한 월경·출산·갱년기 등의 생리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순환 장애와 허약이 유발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게 된다.
만성골반통, 한의치료는 어떻게?
골반 순환 개선과 한열(寒熱)의 조화를 치료 목표로, 폐경 여부, 임신 희망 여부 등을 고려해서 한약과 침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여러 임상연구들에서 한약과 침치료가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으로 인한 골반통증에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고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침 치료는 자궁 내 혈액순환이 촉진해서 자궁 내 정체된 어혈을 해소하고, 골반강 내 염증을 해소한다.
특히 시린 통증이 함께 있는 경우나 산후나 찬 바람에 쐰 이후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한사(寒邪, 차가운 기운)’가 원인이 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체열검사를 했을 때 하복부와 골반이 실제로 온도가 매우 낮은 경우가 많다.
골반 내 심부 온도를 높여줄 수 있도록 뜸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오래된 만성 골반통은 비후된 결합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약물 관장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 장기화된 통증으로 자율신경이 불균형한 경우 통증에 더 취약해진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에는 등에 분포한 자율신경 주행 부위에 약침 치료를 하여 과흥분된 교감신경을 정상화해준다.
만성골반통은 자궁 질환 뿐만 아니라, 자세 불균형과 근육 긴장, 골반 내 혈관의 울혈, 허약으로 인한 통증에 민감해진 몸 상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등 여러 가지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치료한다.
평상시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방법은
골반강 순환을 돕기 위해 걷기 운동이 중요하다. 따뜻한 물에 반신욕하시거나, 핫팩이나 온찜질을 가볍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