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싹쓸이... 인천 꽃게 ‘흉년’ 가격 급등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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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게 철인데 유례 없이 어획량이 적어 헛웃음만 나옵니다."
최근 꽃게 어획량이 급감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해 연평어장 역시 꽃게 어획량이 급감했다.
연평어장의 지난 9월 꽃게 어획량은 15만2천500㎏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3천292㎏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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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게 철인데 유례 없이 어획량이 적어 헛웃음만 나옵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30분께 인천 소래포구. 꽃게 철을 맞아 소래공판장에는 꽃게 경매가 한창이었다. 더 싸고 좋은 꽃게를 구하려고 중매인들은 눈치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꽃게를 내놓는 선주들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제철이지만 꽃게가 많지 않아서다.
선주 남모씨(58)는 “30년 가까이 꽃게를 잡았는데 이렇게 심각하게 안 잡힌 적은 처음”이라며 “지난해에는 1일 200㎏ 가량을 잡았는데 올핸 2일 동안 50㎏도 못 잡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인천 연안부두쪽으로 들어오는 꽃게잡이 선주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부 어민들은 어획량이 줄자 더 먼 바다로 나가고 있다. 기름 값이 꽃게 수익보다 더 많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출항에 나서고 있다.
선주 예모씨(57)는 “외국인 선원들 임금이나 미끼 값, 기름 값 등을 생각하면 가을 꽃게 철에 최대한 많이 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걱정”이라며 “그렇다고 배를 묶어둘 수는 없으니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나간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꽃게 어획량이 급감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인천수협 소래지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소래포구 일원에서 잡힌 꽃게는 195만㎏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22년 280만㎏, 2023년 260만㎏과 비교하면 엄청난 감소 폭이다. 서해 연평어장 역시 꽃게 어획량이 급감했다. 연평어장의 지난 9월 꽃게 어획량은 15만2천500㎏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3천292㎏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잡히는 꽃게 양이 감소하자 경매장 꽃게 가격도 올랐다. 암수컷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 경매장에서 꽃게 1㎏ 가격은 1만5천원에서 3만원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0~40%가량 오른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어획량 감소는 해수 온도 상승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꽃게가 수온 상승으로 서식지가 분산됐고, 어획량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중국 어선 증가도 꽃게 어획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해경에 따르면 서해 NLL 인근에 출몰한 중국어선은 7~8월 60여척에서 9월 초 기준 140여척으로 급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황해 저층 냉수대가 서해안 깊게 유입되면서 꽃게가 한 부분으로 모이면서 어민들이 많이 잡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황해 저층 냉수대가 유입이 덜 됐고, 수온도 올라 꽃게가 좀 더 넓게 흩어지면서 어획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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