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연, 희토류 가공 K-플랜트 개발 착수…“中 독점 공급망 재편할 것”
中 자원 무기화 맞서 희토류 공정·장비 개발
‘영구자석’ 중희토류 고순도 분리 기술 도전
서태평양 해저 희토류 자원 탐사·시추도 진행

전 세계적으로 핵심광물 무기화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중국이 독점한 희토류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K-플랜트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2030년까지 중희토류 선광·제련 공정을 설계하고 핵심 장비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12일 대전 유성구 소재 본원에서 ‘2026 KIGAM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 같은 국가전략기술 연구 비전을 발표했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반도체·배터리·영구자석 등 첨단산업의 필수 원료로 쓰이는 희토류의 공급 안정화 계획이다. 지질연은 특히 기술 의존도가 높은 제련(추출·분리) 및 정제 단계 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한 희토류 가공 K-플랜트 핵심장비 개발 사업(전략연구사업)을 시작했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다.
희토류로 지정된 17종 원소 중에서도 영구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네오디뮴(Nd)·프라세오디뮴(Pr)·디스프로슘(Dy)을 분리·정제해 고순도 희토류 화합물로 만드는 공정 및 장비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지질연은 이온흡착광을 보유했지만 기술 역량이 부족한 말레이시아·필리핀·라오스 및 실제 사업화를 맡을 국내 기업과의 협력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희토류 자원 자체는 전세계에 산재돼있지만 이를 분리·정제·가공할 수 있는 기술은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정경우 자원활용연구본부장은 “과거에는 중국이 희토류 가공·제련을 도맡은 이유가 낮은 인건비와 환경 부담 비용 등 ‘경제성’이었던 반면, 현재 중국의 독주를 막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성이 아닌 기술”이라며 “수십 년치 산업 경험이 축적되며 중국은 기술적 해결 역량을 가진 유일한 국가로서 공급망 질서를 지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본부장은 “올해부터는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이온흡착광 기반 중희토류 회수 영역까지 연구를 확장해 중국의 기술을 따라잡겠다”며 “지질연이 20여 년 동안 경희토류 중심의 희토류 원소를 회수하는 선광·제련 기술을 개발하며 축적해온 역량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질연은 ‘강산’ 사용을 배제한 친환경·저탄소 희토류 재활용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황산·염산·질산 등을 중심으로 전통적 습식 제련을 할 경우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정 본부장은 “강산 대신 친환경 용매를 사용하고, 이를 회수·재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순환 제련 공정 기술을 완성해 기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이라며 “현재 젖산이나 요소 같은 천연 유기물 기반 용매를 활용해 희토류 자석 재활용 공정에 적용해본 뒤 기존 강산 공정 못지않은 성능을 확인했다. 앞으로 완전한 공정 개발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희토류 자원 확보 사업도 추진해 진정한 자원 자립국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지질연의 목표다. 이와 관련해 지질연은 서태평양 및 동해의 해저 희토류 자원 탐사 및 부존량 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2024년 취항한 물리탐사 연구선 ‘탐해 3호’다. 탐해 3호는 지난 4년 동안 지질연이 확보한 희토류 농도 분포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농도 희토류 부존지역을 탐사하고 있다.
탐해 3호가 서태평양에서 1~2m 길이의 원통형 코어 형태로 채취해온 해저 퇴적물은 연구실로 옮겨져 성분 분석 및 샘플링 과정을 거친다. 해저 코어 단면을 보면 퇴적물의 배열 형태 및 구성 물질의 정보가 시간 순서대로 나타나 자원 부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서태평양 수심 5800m에서 시추해온 해저 퇴적물 시료를 분석한 결과 최대 3100ppm·평균 2000ppm 이상의 희토류 농도가 확인됐다. 지질연 소속 김윤미 연구원은 “이는 현재 일본이 미나미토리시마 해역에서 추진 중인 심해 희토류 채취 프로젝트의 희토류 농도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탐사·개발·연구를 이어가며 우리나라의 진정한 희토류 자립에 기여하는 것이 지질연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권이균 원장은 “핵심광물 공급망과 미래 우주자원·복합재난 대응 등은 국가 미래 경쟁력과 국민 안전을 좌우하는 전략 연구분야이자 지질과학이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KIGAM은 축적된 지질·자원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략기술 확보와 공공 안전망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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