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 원전·반도체 쌍끌이…비수기 수익성 반등 눈길

/사진 제공=우진

산업용 정밀 계측기기 제조 기업 우진이 올해 1분기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통적으로 1분기는 비수기로 꼽히지만 원자력 발전소용 계측기와 반도체용 온도센서 사업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된 것이다. 최근 회사가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맞물려 핵심사업 중심의 성장 전략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진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272억원보다 3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7억원 적자에서 5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익도 11억원 적자에서 49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2.5%에서 올해 1분기 13.4%로 개선됐다.

우진은 1980년 설립된 산업용 계측기기 제조 기업이다. 원자력 발전소용 계측기를 핵심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철강산업용 자동화장치, 설비진단시스템, 온도센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자회사로는 발전소 계측제어설비 정비를 담당하는 우진엔텍 등이 있다.

수익성 개선의 출발점은 매출총이익 확대다. 우진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원가는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204억원)보다 늘었다. 하지만 매출 증가폭이 원가 증가폭을 웃돌면서 매출총이익은 68억원에서 125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총이익률도 25.1%에서 33.6%로 높아졌다.

판관비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점도 흑자 전환에 힘을 보탰다. 우진의 1분기 판매비와관리비는 7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매출이 100억원 이상 늘어나는 동안 고정비 성격의 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되지 않으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외형 성장분이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진 셈이다.

우진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올해 1분기는 원자력 발전소 가동 확대와 반도체 업황 호조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그래픽=이동현 기자

실적 개선을 이끈 부문은 원자력 사업이다. 1분기 원자력 사업 매출은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76억원)보다 6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자력 사업 영업이익은 3억원에서 30억원으로 10배 가량 늘었다. 원전 가동 확대에 따른 교체·유지보수용 계측기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력 발전소용 계측기는 우진의 대표 고부가가치 제품군이다. 원자로 내부의 중성자와 제어봉 위치, 냉각수 온도 등을 측정하는 장비로 발전소의 안정적 운영과 직결된다. 기존 원전의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교체와 정비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확대도 중장기 수요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온도센서 및 계측기사업도 실적 반등에 기여했다. 해당 부문의 1분기 매출은 232억원으로 전년 동기(161억원)보다 43.5% 증가했다. 이와 함께 영업손익은 10억원 적자에서 2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반도체 주요 고객사의 설비 투자 확대와 생산량 증가로 반도체용 온도센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2% 성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플랜트 사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우진의 1분기 플랜트 사업 매출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34억원)보다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화장치와 설비진단시스템 등을 담당하는 부문이지만 국내 철강경기 둔화와 수요산업 부진의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상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진의 1분기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416억원, 부채총계는 652억원으로 27%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71억원 유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유출에서 개선됐다.

우진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원자력 발전소용 계측기류와 반도체 제조업체용 온도센서류 등 고부가가치 매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외 SMR 시장의 확대에 맞춰 핵심 계측기기와 부품 연구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배당성향 40% 이상을 유지해 주주 친화적 정책도 함께 내세웠다.

회사는 원전과 반도체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가 당분간 실적 흐름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진 관계자는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원자력 발전소 가동 확대와 반도체 업황 호조로 1분기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며 "전방 산업인 원자력 발전과 반도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이러한 호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