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전문가의 귀촌…"나만의 색 드러내는 제품 만들어요" [귀농귀촌애(愛)]
화장품 회사 조향연구소장 내놓고 자연으로
자연에서 향기로 심신 치유, 효과는 두 배였다
우연히 들른 지리산자락 운조루 고택 마을에 둥지
나만의 브랜드 향기 제조 목표···“예비귀촌인 플랜 B,C 필요”
“이 향은 베르가모트에서 추출한 향수로 봄에 좋습니다. 사람의 기운을 올려줍니다.”

서른 네살인 김 대표는 서울에 살다가 2021년 9월 이 곳으로 내려온 새내기 귀촌인이다. 나이에 비하면 좀 빠른 귀촌을 한 셈이다. 김 대표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구례에 귀촌을 결심한 것은 5년 전인 2018년이다. 김 대표는 국내 한 화장품 회사에 취직해 조향연구소장까지 올랐다. 당시 여행과 산을 좋아한 김 대표는 시간만 나면 배낭 하나 메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지리산을 오르기위해 운조루가 있는 구례 토지면의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운조루는 영조 52년에 낙안군수를 지낸 류이주가 지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양반가옥이다. 이 고택에는 쌀 세 가마의 분량이 들어가는 원통형 뒤주가 유명하다. 뒤주 아랫부분에 ‘누구나 열 수 있다’는 타인능해 글귀가 쓰여있다. 굶주리는 이웃들을 위해 통나무 뒤주에 곡실을 채워두고 언제든지 누구나 가져갈 수 있게 나눔을 실천했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아침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5년간 이 곳을 자주 다녔다. 마을사람들의 인심까지 마음에 들었다. 귀촌의 터를 이 곳으로 잡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귀촌생활의 불편한 점도 있었다. 농촌생활은 동네 사람과 경계가 없다. “이웃에 사는 할머니가 하루는 인기척도 없이 불쑥 집에 들어와 부엌살림을 뒤지면서 나무랄 때가 있었어요”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워낙 명랑한 성격이라 이런 걸 개의지 않았다.
넓은 마당과 땅을 밟는 귀촌생활을 시작했지만 빠듯해진 주머니 사정으로 생존 걱정의 벽에 부딪혔다. “주택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데 벌이가 없어 좀 난감했어요” 김 대표는 당시 강의에서 나오는 수입외에는 딱히 고정 수입이 없었다.

김 대표는 단순한 향을 전하는 단순한 전도사가 아니다. 향에 동양정신을 담아내고 있다. “향기에 동의보감과 음양오행의 원리를 접목하고 있어요” 김 대표는 향기 치료도 결국에는 정신과 마음을 수련하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했다.

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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