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해장 음식


과음을 한 다음 날은 힘들다. 당연하게도 지독한 숙취를 경험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만은 아니다. 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술을 즐기며, 또 많은 이들이 주종에 따라 각기 다른 숙취를 경험한다. 그렇기에 숙취를 달랠 수 있는 ‘해장’ 또한 전 세계 사람들이 비슷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형태는 얼큰하게 속을 푸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금부터는 세계 각지의 해장용 음식을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태국 - 카이 룩 커이

태국 사람들은 해장 음식으로 주로 계란을 소비한다. 달걀을 풀어서 그 안에 다진 돼지고기를 넣고 기름에 부친 ‘카이 찌여우’가 대표적이다. 달걀에는 숙취 유발 독소를 분해하는 시스테인 등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하며, 간세포 재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름에 튀긴 삶은 달걀을 소스로 매콤하게 즐기는 ‘카이 룩 커이’도 유명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해장 음식이다.
멕시코 - 메누도

멕시코는 내장탕을 해장용 음식으로 자주 먹는다. 지역에 따라 멕시코식 내장탕은 판시타 혹은 메누도라 부른다. 메누도라는 단어 자체가 내장을 뜻하며, 판시타는 ‘똥배’를 뜻하는 일종의 속어다. 한국의 내장탕처럼 부속 고기와 내장탕을 넣어서 끓인 음식이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의 예능 프로그램인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었던 요리로, 진하고 끈적이는 국물이 특징이다.
캐나다 - 푸틴

우리나라에서는 러시아 대통령과 발음이 같아 혼돈을 일으키기 쉬운 ‘푸틴’은 캐나다의 감자 요리다. 감자튀김에 치즈 커드, 브라운 그레이비를 곁들인 음식이다. 1950년대 후반 상트르뒤케베크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감자튀김은 프렌치프라이와 비슷하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조리하며, 후추 등으로 약하게 조미한다. 푸틴에 올리는 그레이비는 ‘소스 브륀’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 프레리 오이스터

미국은 다양한 문화가 혼재된 국가인 만큼, 지역마다 즐기는 해장 음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처음 유행하기 시작한 해장 음식으로는 ‘프레리 오이스터’를 들 수 있다. ‘초원의 굴’이라는 뜻을 담은 요리인데, 일종의 칵테일로 분류된다. 온더락 글라스에 달걀노른자를 깨지 않고 넣은 후, 우스터소스와 케첩, 식초, 후추 등을 곁들여 단숨에 마신다. 알코올이 든 칵테일로도 제공된다.
캐나다 - 블러디 시저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장을 위해 술을 마시기도 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칵테일인 ‘블러디 시저’가 바로 그것이다. 보드카와 클라마토 주스로 만드는 칵테일로, 1969년 캘거리의 바텐더가 처음 개발한 메뉴로 전해진다. 토마토 주스를 베이스로 만드는 ‘블러디 메리’와도 유사한데, 블러디 시저는 토마토 주스 대신 토마토와 모시조개 엑기스의 혼합 주스인 클라마토 주스를 사용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폴란드 - 피클 주스

폴란드에서는 해장을 위해 ‘피클 주스’를 마신다. 피클 주스란 말 그대로 피클로 만든 주스를 뜻한다. 별도로 주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피클 국물이 바로 이것이다. 폴란드에서는 시큼한 맛의 피클 주스가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RTD 제품으로 제공될 정도다. 피클 주스에는 식초, 나트륨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신체에 필요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다.
홍콩 - 콘지

과음한 다음 날, 시끄러운 속을 다스리기 위해서 죽을 먹는 이들이 많다. 홍콩에서도 해장 음식으로 일종의 죽인 ‘콘지’를 많이 먹는다. 홍콩 사람들의 대표적인 아침식사 메뉴이기도 한데, 맵쌀을 갈아서 만든 광동식 죽으로 우리나라의 쌀죽과 유사하다. 죽보다 더 걸쭉한 식감을 가지며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꼽힌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해산물 등 기호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추가해 먹을 수도 있다.
네덜란드 - 맥주

해장으로 해장술을 마시는 이들이 전 세계 곳곳에 있지만, 하이네캔의 나라이기도 한 네덜란드는 그 정도가 훨씬 강한 곳으로 꼽힌다. 네덜란드에는 해장을 위해 먹는 요리가 별도로 없는 대신에, 아침부터 차가운 생맥주를 들이키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어젯밤 과음을 했던 술집에서 다시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는 것이 해장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말도 통용될 정도다.
페루 - 호랑이 우유

페루에서는 숙취 해소를 위해 ‘호랑이 우유’를 마신다. 이름만 들어서는 페루에는 젖을 채취해 해장용 음식으로 소비할 만큼 호랑이가 많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페루의 호랑이 우유는 실제 호랑이의 젖이 아니라, 일종의 소스다. 라임즙, 고수, 마늘, 양파, 고추, 소금, 후추 등을 섞은 칵테일에 새우를 넣어서 먹는 요리다. 페루에서는 숙취 해소에 탁월한 국민 해장 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독일 - 청어피클

독일인들은 술을 마시고 난 뒤의 해장 겸 아침식사로 ‘롤몹스’ 또는 ‘비스마르크 헤링’이라고 부르는 청어피클을 즐겨 먹는다. 악취가 심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롤몹스는 한입에 먹기 편하도록 동그랗게 말아서 절인 청어절임이다. 청어의 아스파라긴산은 간의 재생을 돕고 오메가3와 DHA가 풍부해, 숙취로 인해 손상된 뇌세포의 회복과 두통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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