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끝나자 주저앉은 SM
공개매수 15만원 크게 밑돌아
인수물량 최대 35% 제한에
헤지목적 선물 매도 쏟아진 탓
주주들 공개매수 참여 고민
카카오와 하이브가 극적으로 합의한 후 첫 거래일인 13일 SM엔터테인먼트가 24% 가까이 폭락하면서 경영권 분쟁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SM은 전 거래일 대비 3만4700원(23.48%) 하락한 11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의 1차 공개매수(2월 10일) 이전 수준이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8일 기록한 장중 고점(16만1200원)에 비해서는 29.83%나 떨어진 것이다.
이날 SM 주식 선물에 대한 매도가 쏟아지며 선물 가격은 주가보다 큰 29.95% 하락했다. 시장에선 헤지 차원에서 선물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카카오는 현재 SM 주식에 대해 주당 15만원의 공개매수(26일까지)를 진행 중이다. 전체 지분 중 35%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공개매수 신청 물량이 많으면 카카오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안분해 사들이게 된다. 경영권 분쟁이 끝난 만큼 SM 주가가 15만원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만큼 공개매수에 상당한 물량이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셈법이 복잡해지는 대목이다. 적당한 가격에 장내에서 매도할지 미매각 가능성을 감안하고라도 공개매수에 응할지를 놓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끝나면 SM 주가는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 SM 주식 15.78%를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의 판단도 변수다.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면 기업결합심사 대상이 된다. 하이브가 지분을 들고 있기로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일정 수량은 매도하거나 공개매수를 통해 처분할 공산이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M에 단기 수급이 집중된 점 외에도 'SM 3.0'(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미래 비전)을 통해 가파른 실적 성장이 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SM 주가는 단기간 높은 변동성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하이브는 전 거래일보다 3.21%(5900원) 상승한 18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도 4.65%(2700원) 오른 6만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 입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만 고려하더라도 매력적인데 SM을 통해 글로벌 확장도 노릴 수 있다"면서 "하이브 역시 SM 인수에는 실패한 모양새지만 큰 자금을 지출하지 않고도 카카오와 플랫폼 협업이 가능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하이브가 보유한 SM 지분의 최종 잔존 여부에 따라 중장기 효과는 달라질 전망"이라며 "지분 15.78%를 유지하고 2대 주주로 남는다면 향후 SM의 의사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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