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정·박진영 주연의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4회는 수도권 평균 9.8%, 최고 10.6%, 전국 평균 9.0%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1회 5.3%로 출발해 2회 7.6%, 3회 7.0%에 이어 4회 만에 9%대에 진입한 것.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1위는 물론,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화제성도 뜨겁다. 펀덱스 10월 3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2위에 올랐고, 출연자 화제성에선 김유정과 박진영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작품은 1932년 경성을 배경으로, 독립군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 이가경(김유정)과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 사토 히데오·김태웅(박진영)이 적의 심장부에서 마주하며 벌어지는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를 그린다. 류보리 작가가 약 5년간 구상한 끝에 2023년부터 집필에 착수한 작품이다.
'파묘'·’명량'·’SKY 캐슬' 김태성 음악감독 "일제강점기의 로미오와 줄리엣인 줄 알았는데…"

흥행의 또 다른 주역은 음악이다. 영화 '파묘', '극한직업', '명량'과 드라마 ‘SKY 캐슬', '유미의 세포들' 등을 맡은 김태성 음악감독이 웅장함과 섬세함을 오가는 선율로 작품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원더풀스'에 이어 유인식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그는 처음엔 감독이 일제강점기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든다고 해서 밀정 설정이 사랑의 장애물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대본을 읽고 완전히 착각했다는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사랑만큼이나 독립운동에 진심인 이야기였다는 것. 그는 일제강점기 이야기에서 흔히 반복되는 패배감보다 다가올 희망을 그리고 싶었다며, 어른들의 서사는 정통으로 풀되 가경이 등장할 땐 젊은이들의 설렘과 희망이 함께 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매회 오프닝을 여는 메인 테마는 이탈리아 고전 영화풍 현악기에 현대적 클래식 사운드를 입혀 희망과 비극을 아우른다.
인물 아닌 '관계'에 테마… "후반부 다시 들리는 선율 주목"
음악의 또 다른 특징은 인물보다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베일에 싸인 한 인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테마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뒀다고 밝혔다. 이가경과 히데오의 음악엔 혼자의 꿈이 두 사람의 꿈으로 자라는 설렘과 여백을, 유소란(김현주)과 유필립(이무생)의 테마엔 성숙하고 깊은 사랑을 담았다. 나아가 남녀의 사랑이 조국과 미래 세대를 향한 사랑으로 확장되도록 곳곳에 의미를 심었다. 그가 꼽은 명장면은 가경이 처음 조선총독부에 발을 들이는 순간으로, 이 장면부터 이야기의 비극적 온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죽은 이들이 산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속 문장으로 만든 노래가 여러 버전으로 등장하고, 가사가 있는 곡들도 하나씩 공개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회차마다 쌓인 핵심 테마가 후반부에 다시 등장한다며 귀 기울여 들으면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4회 회상 장면에 목소리만 등장한 송지효가 히데오의 사라진 양어머니 역으로 '히든 캐스팅'된 사실까지 알려지며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