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km도 거뜬! 수소열차로 일자리·산업 잡는다...지역경제 살리기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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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수소열차’ 상용화 본격화…지속가능 교통의 전환점 될까

발레 카모니카 지역에 첫 운행…지역경제·고용창출 효과도 기대
사진 : Alstom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유럽의 친환경 교통전환을 이끄는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이탈리아 최대 철도 운영사 중 하나인 FNM과 글로벌 철도차량 제조업체 알스톰(Alstom)이 공동 개발한 '수소연료 열차 ‘코라디아 스트림(Coradia Stream)’이 발레 카모니카(Val Camonica) 지역에서 첫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수소열차로, 기존 디젤 열차를 대체하며 탄소중립형 교통 인프라 구축의 핵심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H2iseO(에이치투아이제오)’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단순한 열차 교체를 넘어 지역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이라는 더 큰 그림을 담고 있다.

사진 : Alstom

수소 밸리 조성, 교통을 넘어 산업구조 재편 노린다

프로젝트의 중심지인 발레 카모니카는 ‘이탈리아 최초의 수소 밸리’를 표방하고 있다.

FNM을 비롯해 FERROVIENORD, Trenord 등 주요 철도기업들이 공동 참여하는 가운데, 지역 내 수소 생산·저장·공급 시설이 동시에 구축되고 있다.

브레시아(Brescia), 이세오(Iseo), 에돌로(Edolo) 등 3개 도시에 건설 중인 수소 플랜트는 향후 열차뿐 아니라 수소버스 40대를 포함한 광역 교통수단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기존 디젤 중심의 교통체계를 탈탄소화하는 동시에, 관련 산업 생태계를 지역에 정착시키려는 전략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소 에너지 생산과 운영, 유지보수, 충전 인프라 등에서 다수의 신규 고용이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청년층 이탈이 심화된 중소도시의 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 : Alstom

기술력 집약된 수소열차, 비전기화 구간의 새로운 대안

이번에 투입된 코라디아 스트림 수소열차는 알스톰 이탈리아 공장에서 개발된 모델로, 이미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운행 중인 수소열차 플랫폼의 최신 버전이다. 차량에는 ‘파워카(Power Car)’라고 불리는 핵심 구동장치가 탑재돼 있으며,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성, 직접적인 탄소 배출 없이 열차 운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가속 시 추가 출력을 제공하며, 전기 인프라가 미비한 노선에서 전기열차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는 것이 개발사의 설명이다. 총 운행거리는 최대 600 km로, 통상적인 지역 열차 노선 운행에 무리가 없다.

이 같은 기술은 전국 철도망 중 30% 이상이 비전기화 구간인 이탈리아에서 디젤 대체 수단으로써 전략적 가치가 크다. 전문가들은 “전력 인프라 구축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고려할 때, 수소열차는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까지 겨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와 롬바르디아 주정부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의 친환경 교통문화 수용도를 높이고, 수소에너지에 대한 신뢰도를 강화하고자 한다.

향후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H2iseO는 유럽 내 다른 지역의 벤치마크 사례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목표로 하는 EU 정책기조와 맞물려, 이탈리아는 향후 수소 모빌리티 기술 및 인프라 분야의 선도 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 : Alstom

정책적 과제도 남아…확장성과 상업성 확보가 관건

다만, 기술과 인프라 외에도 상업적 지속 가능성과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은 향후 과제로 꼽힌다. 현재는 정부 및 EU의 보조금이 주요 재원이나, 장기적으로는 민간 투자 유인과 운영비용 절감 방안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수소 생산의 재생에너지 의존도와 관련된 지속가능성 문제도 여전히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그린 수소 공급을 위한 재생에너지 연계 방안도 병행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 Alstom

이탈리아 수소열차 프로젝트는 단순한 신기술 도입을 넘어, 지역경제 재편과 산업 생태계 전환이라는 다층적 전략을 담고 있다.

성공적인 안착 여부는 향후 유럽뿐 아니라 글로벌 교통 인프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기술의 안정성과 경제성 확보, 그리고 대중적 수용성이다. 이탈리아 발레 카모니카에서 시작된 이 작은 수소열차가 지속가능한 미래 교통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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