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믿고 취업했더니…알고보니 '해외 노동 착취 업체'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철민 의원실 제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운영하는 해외취업 지원 사업인 'K-MOVE' 사업이 청년들을 해외 노동 착취의 현장으로 내몬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트라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트라는 2019년 8월 9일 외교부와 공동 주최한 취업 박람회에서 한국 청년 3명을 호주의 한국계 초밥 체인점 '스시베이'에 취업하도록 알선했다.

문제는 스시베이는 취업 박람회 한 달 전인 2019년 7월, 노동자 22명의 임금 약 1700만 원을 체불해 제재를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호주 공정근로옴부즈먼은 보도자료를 발표해 이 사실을 알렸지만, 코트라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청년들에게 해당 업체를 소개했다.

결국 해당 업체에서 노동착취가 다시 발생했다.

호주 공정근로옴부즈먼은 지난 8월 발표에서 스시베이가 2016-2020년 한국인 청년 163명의 임금 약 6억 원을 가로채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기록을 위조했다고 밝혔다. 임금착취의 규모와 액수가 오히려 훨씬 커진 것이다.

호주 정부는 해당 업체에 138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코트라는 "한국계 초밥 체인 스시베이는 2020년 이후 코트라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장 의원실에 해명했지만,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1월 월드잡플러스에 코트라의 이름을 달고 해당 업체의 채용공고가 버젓이 게재됐으며, 해당 업체는 근무조건도 호주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수준을 공고했다.

공고는 주 38시간 근무에 연봉 3만 8000호주달러를 제시했지만, 근무조건은 당시 호주 최저시급인 시간당 19.49호주달러를 기준으로 환산한 연봉 3만 8512.24호주달러도 미치지 못했다.

장 의원은 "코트라가 실적 목표를 채우기에 급급하기보다는 현지국의 최저시급을 준수하고 있는지, 구인 내용에 법령 위반이 없는지를 사전에 확인하고 업체에도 이를 증명할 자료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