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감독자·신호수 없는 아슬아슬 로프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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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도색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이 추락해 숨졌죠.
로프 작업자들의 사고, 잊을 만 하면 또 터지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현장카메라, 김승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줄 하나에 의지해 수십 미터 높이에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로프 작업자, 일명 로프공인데요.
밑에서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인데, 이들의 안전은 괜찮을까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동이 트기도 전인 새벽 6시, 로프공들이 작업장에 도착합니다.
오늘은 7층 상가 건물의 창문을 청소하는 날입니다.
[신경향 / 로프공]
"건물이 많이 노후돼서 청소하는 게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오래된 건물이라 따로 줄을 걸 수 있는 안전 고리가 없는데요.
임의로 기둥에 묶거나 가스 배관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업할 때는 주로 의자형 달비계를 이용하는데 균형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모 씨 / 로프공]
"아찔한 경험이 있죠. 줄이 항상 움직이다 보니까 그게 풀리는 경우가 있어요."
장비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현장음]
"(장비) 어디로 갔어? 떨어진 것 좀 주워줘 봐."
균열 보수 작업 중인 한 아파트 현장입니다.
로프 줄을 걸어야 하는 고리는 시멘트에 파묻혀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법적 의무 사항인 관리감독자도 없고 장애물을 알려주는 인력, 신호수조차 없습니다.
[강응수 / 로프공]
"비용이 좀 넉넉하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다 보니까. 실상은 혼자서 작업하는 경우도 되게 많습니다."
위험한 일인데도 구인 공고에는 경력이 없어도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말 일반인이 타도 괜찮을까.
전문 교육을 받은 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줄을 타봤습니다.
시작부터 난관입니다.
[현장음]
"그냥 내려가기만 하는 건데도 너무 힘들다. 손은 놓을 수가 없어."
장애물을 만나자 온몸이 얼어버립니다.
[현장음]
"어, 이거 호스가 (걸렸어요)."
그냥 줄만 타고 내려왔는데도 온몸에 근육통이 생긴 수준입니다.
제대로 된 교육이 없으면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데 비숙련자가 투입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우원호 / 로프교육업체 대표]
"실무에 있는 사람들도 매듭법을 많이 모르고 있는 경우들도 있고."
고용노동부가 지난해부터 교육 인증 제도도 만들었지만 의무가 아닌 탓에 현장에선 무용지물입니다.
[김종호 / 한국산업로프협회 협회장]
"기업이라든지 이런 데 얘기를 하면 전혀 몰라요. '현장 가면 그런 거 안 따지던데요, 안 물어보던데요.' 그런 현실이니."
협회 추산 전국 로프공은 약 8만 명.
열악한 환경과 허술한 안전관리에 오늘도 아슬아슬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장동하
AD 송시원
작가 신채원
김승희 기자 soo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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