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양자암호 업고 5G 투자 재개 가능성↑

[이포커스] 한동안 잠잠했던 통신장비 업계에 '빅 사이클'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국내에서 내년 하반기 신규 주파수 경매가 예정되면서 통신사들의 투자가 본격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양자암호통신 등 신기술 도입 필요성도 투자 재개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24일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장비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Overweight)'가 유지되는 가운데 2025년 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업황 개선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확실한 신호는 주파수 경매다. 통신사들은 규제 당국으로부터 신규 주파수를 할당받아야 네트워크 증설 투자를 단행한다. 통신장비 업체 입장에서는 5G 다음 세대인 6G 기술 진화보다 주파수 할당이 더 직접적인 수주 동력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5년 가을 미국과 한국에서 주파수 경매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4GHz 대역에서 220MHz 폭의 주파수가 경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적지 않은 대역폭인 만큼 낙찰 시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뒤따를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당초 5G 추가 주파수 할당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으나, 기존 사업자의 주파수 포기 위험 등을 고려할 때 3.7GHz 대역 5G 추가 주파수가 2025년 공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2026년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6G 투자가 본격화될 2028년 말까지 통신사들의 투자가 지지부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네트워크 속도 향상 없이 요금 인상이 어려운 규제 환경과 투자를 미룰수록 커지는 6G 설비투자(CAPEX) 부담 때문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차라리 2026년(신규 주파수)과 2029년(차세대 네트워크)에 투자를 집행하고, 2030년까지 두 차례 요금을 인상하는 전략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기존 LTE 장비와 6G 장비 간 연동이 어렵다는 점도 5G 망 고도화 투자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AI와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발전도 투자 재개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총 트래픽 성장률은 5%에 그쳐 통신사들의 매출 성장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국 신규 주파수 확보를 통한 속도 개선과 더불어, AI·양자암호통신 기능을 탑재한 고가 요금제를 출시해 '업셀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2026~2028년 통신사들의 이익 성장을 담보할 방안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신규 주파수 투자와 함께 개방형 무선 접속망(오픈랜·Open RAN) 도입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 장비 의존도를 낮추고 통신사의 투자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의 실적은 이르면 2025년 4분기부터 본격적인 개선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시장 회복과 국내 시장 개화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빅 사이클' 진입까지 점쳐진다.
다만 투자 전략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하나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시장 초기에는 발주 물량이 적고 1위 업체 위주로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우선 솔리드, RFHIC, 이노와이어리스, KMW 등 각 분야 선도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포커스=곽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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