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히스토리] 에이비엘 ABL001, OS 미달에도 견고한 이유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전(LO) 자산 토베시미그(ABL001)가 담도암 후기 임상에서 전체생존기간(OS)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미국 허가 전략에 변수가 생겼다. 다만 무진행생존기간(PFS)과 객관적반응률(ORR)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보해 규제기관 설득 여지는 남아 있다. 시장평가도 초반에는 리스크를 먼저 반영했지만 낙폭을 줄이며 ABL001 개별 이슈와 회사 본류 플랫폼 가치를 분리 중이다. 동시에 OS 미달을 보완할 추가 데이터가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치명타'로 보기는 어려워

/자료=콤패스테라퓨틱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콤패스테라퓨틱스는 27일 한국시간 9시 토베시미그의 임상2/3상(프로젝트명 콤패니언-002) 최종 데이터를 발표했다. 토베시미그와 파클리탁셀 병용군의 PFS 중앙값은 4.7개월로 파클리탁셀 단독군 2.6개월을 웃돌았다. 위험비(HR)는 0.44, p값은 0.0001 미만이다. 다만 OS는 병용군 8.9개월, 단독군 9.4개월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업계는 이번 데이터를 에이비엘바이오에 치명적인 악재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회사는 이번 콤패니언-002 결과에 따른 콤패스테라퓨틱스의 반환청구나 계약조건 재협상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추가 확증임상을 요구하더라도 에이비엘바이오의 비용 부담이나 계약상 역할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비엘바이오 2025년 사업보고서에도 ABL001 관련 수취금은 반환의무가 없는 금액으로 기재돼 있다.

ABL001이 현재 에이비엘바이오가 직접 개발비를 투입하는 자산이 아니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ABL001은 한국 임상1b상 완료와 함께 에이비엘바이오의 계약상 연구개발(R&D) 의무가 2022년 종료된 자산이다. 이외 미국 담도암 임상2/3상과 미국 고형암 바이오마커 기반 바스켓 임상2상, 중국 대장암 임상1/2상 등은 파트너사에 의해 개발이 이뤄진다. 콤패스테라퓨틱스는 항암 분야에서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전체 가치가 ABL001 하나에 묶여 있지 않다는 점도 충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DS투자증권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가치 핵심을 ABL301에서 이어지는 혈액뇌관문(BBB) 셔틀과 그랩바디-B 플랫폼, ABL111로 확인된 그랩바디-T 플랫폼으로 짚었다. 메리츠증권도 토베시미그의 신약가치를 1789억원으로 추정하며 회사 전체 가치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OS 미달에 흔들렸던 주가

/자료=콤패스테라퓨틱스

시장 우려의 핵심은 항암제 후기 임상에서 OS가 갖는 무게였다. PFS는 암이 진행되기까지의 시간을, OS는 환자가 실제로 얼마나 더 생존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후기 항암제 개발에서 OS 우월성은 규제기관과 임상의 모두가 민감하게 보는 핵심지표로 여겨진다. 허가 가능성과 처방 선호도를 동시에 좌우할 수 있어서다. 메리츠증권은 FDA가 PFS보다 OS 이점을 중시하고, 교차투여 설계로 OS 이점이 뚜렷하지 않는 점이 승인 불확실성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ABL001의 가치는 원래 미미했다"며 "임상 데이터 생존율에서 통계적 유의성 달성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또 "과거 ORR 발표 당시 FDA는 콤패스테라퓨틱스에 임상2/3상에서 최종 환자생존기간(mOS) 데이터를 요구했다"며 "요구한 mOS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우월성 달성에 실패했기에 FDA 허가 획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우려는 주가 급락으로 확인됐지만 장 초반 낙폭 축소 흐름도 함께 나타났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24일 15만7200원에서 27일 17만2700원으로 올랐으나, 결과 공개 이후 28일 오전 9시 13만3900원까지 내려갔다.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22.5% 하락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ABL001 임상 결과가 개장 직후 투자심리에 직접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다만 오전 10시에는 14만300원으로 4.8% 반등했고 오전 11시에는 14만1100원까지 회복했다.

ABL001은 로열티 제외 계약금액만 5억9500만달러에 달하는 신생혈관 억제 항암항체다.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상훈 대표는 "ABL001이 가장 중요하다"며 "ABL001이 FDA로부터 담도암 2차 치료제 허가를 받으면 파트너사의 매출은 최대 1조원에 달하며, 우리는 매년 로열티를 받음으로써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PFS·플랫폼으로 남은 카드

/자료=에이비엘바이오

시장은 ABL001에 남은 기대로 PFS와 ORR을 앞세운 허가 전략에 주목한다. OS 미충족에도 종양 반응과 질병 진행 억제 데이터를 함께 제시할 수 있는 구조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콤패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4월 콤패니언-002에서 1차 평가지표인 ORR을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주요 평가지표 중 하나인 PFS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담도암 2차 치료제의 미충족수요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논의의 주요변수로 꼽힌다. 에이비엘바이오 2025년 사업보고서에는 ABL001이 2024년 미국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자산으로 기재돼 있다. 패스트트랙은 중대한 질환과 미충족 의료수요를 겨냥한 치료제의 개발·심사를 지원하는 제도다. 콤패스테라퓨틱스는 수개월 내 콤패니언-002 데이터를 바탕으로 FDA와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제제허가신청(BLA)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허가 전략의 핵심 변수로는 OS 미달을 보완할 추가 데이터가 지목된다. 콤패스테라퓨틱스는 올해 학회에서 반응지속기간(DoR) 등 전체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토베시미그 병용요법으로 넘어간 교차투여 환자군 분석도 FDA 논의에서 활용될 수 있다. 미국 헬스케어 전문 투자은행(IB) 리링크파트너스는 수개월 이내에 BLA 제출 전 규제전략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빅파마왕 그랩바디-B 관련 LO 논의가 매우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ABL111은 임상2상에 진입했고, 올해 말 3상 등록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ABL301은 사노피에서 임상 준비를 지속해나가고 있다"며 "ABL503은 현재 단독요법에 대한 임상만 진행 중인데 이를 병용요법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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