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가 자회사인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훌루의 나머지 지분 33%를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1일(현지시간) 디즈니는 오는 12월 1일까지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 컴캐스트가 보유한 훌루 지분을 86억1000만달러(약 11조5700억원)에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이번 인수 금액에 컴캐스트가 디즈니에 지불해야 하는 캐피털콜(펀드 자금 요청) 미지급액인 5억6700만달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이번 합의가 지난 2019년에 컴캐스트와 체결한 계약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2019년에 디즈니가 컴캐스트의 훌루 지분을 2024년에 사들이고 가격을 최소 275억달러에 보장한다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초 양사는 내년 1월까지 훌루 인수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낼 계획이었으나 시한을 앞당겼다.
디즈니는 훌루 인수를 위해 충분한 현금과 신용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기준 디즈니는 115억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이었다.
디즈니는 2019년에 21세기 폭스의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인수하면서 훌루 지분 3분의 2를 얻게 됐다.
디즈니는 지난 9월 30일을 기준으로 훌루의 지분 가치를 평가해 차액이 발생할 경우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디즈니는 내년 중으로 평가 절차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컴캐스트는 성명을 통해 “평가 과정과 훌루의 대단한 가치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훌루의 공정한 시장 가치에 대한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와 계약을 맺은 2019년에 비해 훌루가 “오늘날 훨씬 더 가치 있는 희귀한 킹메이커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디즈니는 현재 미국에서 훌루와 함께 디즈니+, ESPN+, 총 3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3분기 말 기준 훌루 가입자 수는 4830만명으로 컴캐스트가 운영하는 OTT인 피콕의 2800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디즈니+ 가입자 수는 1억4610만명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즈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래밍을 전문으로 하는 훌루를 가족과 아이들을 넘어 다양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며 “훌루의 미래를 해결하는 것이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갖고 있는 전략적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전했다.
지난 8월 아이거 CEO는 “최대한 넓은 범주의 시청자들을 위해 우리 콘텐츠에 대한 접근권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OTT 묶음 서비스인 디즈니 번들 이용자들이 훌루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회사가 훌루의 일반 콘텐츠와 디즈니의 다른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결합한 단일 앱을 미국에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디즈니는 0.65% 내린 81.07달러를 기록했다. 디즈니는 지난해부터 스트리밍 사업의 부진과 올해 들어 헐리우드 파업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9%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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