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美 테네시 공장 증설 속도…내년 초 초회 생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 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미국 테네시주 공장 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설 설비는 내년 초 초회 생산분을 내놓고 오는 2026년 양산에 돌입한다. 미국 차기 행정부가 수입 타이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양산 시점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26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북미는 한국타이어의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2조436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3%에 해당하며, 유럽(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10여년간의 매출에서 25~29%의 비중을 안정적으로 달성해왔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미국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마케팅에 집중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난 2017년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맞춤형 제품 생산을 본격화했다. 또 판매 제품의 50% 이상을 18인치 이상 승용차용(PCLT)으로 채우는 등 질적 성장을 이어왔다.

/자료=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감사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다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외국산 수입품에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물량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조달하는 만큼 고율관세 부과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의 공장별 생산능력은 △헝가리 1730만본 △중국 3000만본 △미국 550만본 △한국 3550만본 △인도네시아 970만본 등 약 9800만본 등이다. 북미 매출 비중은 전체의 27%를 차지하지만 생산 비중은 5.7%에 불과하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550만본 수준인 연생산량을 1200만본으로 늘리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된 후에는 승용차용 타이어 1100만본, 경트럭용 타이어 100만본의 생산체제가 갖춰진다. 2조1000억원이 투입되며 목표 양산시점은 2026년 1분기다.

한국타이어는 내년 1분기 중 초도 생산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장 가동률을 서서히 끌어올린 후 2026년 1분기 양산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또 초도 생산 및 양산 시점은 글로벌 시장 추이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기존 설비들이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원자재 조달, 생산라인 최적화 등 상당한 운영 경험을 쌓은 상태"라며 "글로벌 생산시설을 여러 국가에 세운 적이 있는 만큼 공장 증설 이후 양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경쟁사들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환경을 고려해 초회 생산 일정을 잡고 있다"며 "초회 생산품은 내년 중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