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탱크데이’? 스타벅스 ‘광주 비하 논란’ 일파만파

박성의 기자 2026. 5. 1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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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5·18에 텀블러 할인 행사 ‘탱크데이’ 이벤트
이벤트 문구 中 ‘책상에 탁’…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연상 표현도
논란 일자…‘탱크데이’→‘탱크텀블러데이’ 수정 후 사과
범야권 일제히 맹폭…민주 “광주시민 조롱” “회장이 해명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책상에 탁!' '탱크데이 5/18'

브랜드 네이밍이 만들어낸 최악의 우연일까, 5월의 광주를 대하는 뒤틀린 인식의 발현일까.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표현의 이벤트 홍보 문구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1980년 5월, 시민들을 향한 신군부의 유혈 진압을 상징하는 '탱크'라는 표현을 하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마케팅 문구에 활용하면서다. 스타벅스코리아가 뒤늦게 문구를 수정하고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몰역사적인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탱크데이'에 '책상에 탁'까지…역사적 비극 조롱?

논란의 발단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텀블러 할인 이벤트다. 회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을 '탱크데이'로 명명하고 대용량 '탱크 텀블러' 할인 행사를 홍보했다. 문제는 포스터에 '탱크데이'와 '5월18일'을 나란히 배치한 표현이었다.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을 향해 투입된 계엄군의 장갑차와 탱크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더해 포스터 좌측에 삽입된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논란을 키웠다. 이는 1987년 경찰 물고문 끝에 숨진 박종철 열사 사건 당시, 수사기관이 내놓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거짓 해명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비극들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한 장의 홍보 포스터에 동시에 등장한 셈이다.

온라인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사 의식이 마비된 마케팅", "국가기념일조차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충격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뒤늦게 표현 수정에 나섰다. '탱크데이'는 '탱크텀블러데이'로, '책상에 탁'은 '작업 중 딱~'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문제가 될 표현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고,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결국 스타벅스코리아는 해당 이벤트를 중단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5월15~26일 간 진행되는 버디 위크 이벤트의 일환으로 단테·탱크·나수 텀블러 시리즈 등을 애플리케이션에 프로모션 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됐음을 발견했다"며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문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창업자,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최고경영자(CEO) 등과 연이어 회동했다. ⓒ신세계그룹 제공

야권 일제히 포화…"그룹 오너가 해명해야" 

범여권을 중심으로 정치권 공세도 이어졌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주의를 피로 지켜낸 5·18 기념일 당일 벌어진 인면수심의 마케팅"이라며 "광주 시민과 5·18 영령들을 조롱한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탱크'는 신군부 국가폭력의 참혹한 상징이고, '책상에 탁'은 고문치사 은폐를 위한 독재정권의 거짓말"이라며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공동체의 상처를 상품 홍보에 끌어들인 몰역사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인 정용진 회장의 '정치적 신념'이 마케팅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주장도 나온다.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입장을 내고 "이번 논란은 우연이거나 실수일 수 없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전부터 자신의 극우색을 숨긴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그룹 오너인 정용진 회장의 평소 행태가 결재 라인과 검토 과정서 이 같은 문구를 오히려 조장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비판한 뒤, 정 회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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