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후유증 부르는 대상포진, 골든타임 치료가 예후 가른다
‘통증의 왕’이라 불리는 대상포진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극심한 통증 때문만이 아니다. 대상포진을 치료해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후유증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남으랏차마취통증의학과의원 심진철 원장과 함께 대상포진 치료와 후유증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날씨가 추워지면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날씨가 추워지면 신체가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해 체온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약해지기 쉽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우리 몸속에 잠복해 있던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상포진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해 발병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두 질환의 증상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먼저 대상포진은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발진이 나타나며, 특정 부위에 타는 듯한 혹은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반면, 감기몸살은 전신에 걸쳐 근육통과 피로감이 느껴지며 기침, 콧물,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상포진과 달리 피부 발진은 나타나지 않는다.
발진이나 수포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알아챌 만한 전조 증상이 있나?
피부가 갑자기 민감해지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이 드는 피부 감각 이상이나, 특정 부위에 타는 듯한 국소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피로감과 함께 미열이 동반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세가 많은 분은 전조 증상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는지, 갑자기 피로해 하거나 열이 나지는 않는지 보호자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는데
대상포진이 발생한 뒤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시키면 더 이상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조기에 치료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고, 치료가 빠를수록 합병증 발생 위험률이 낮아진다. 고령층이나 통증이 심한 환자는 입원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대상포진 환자를 진료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
대상포진 환자를 보면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이루는 분도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무엇보다 통증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진료한다.
대상포진이 의심되면 피부과를 가야 할지, 마취통증의학과를 가야 할지 헷갈려 하는 환자가 많다
두 과에서 모두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치료하는지가 다르다. 피부과는 주로 피부 발진과 관련된 증상을 치료하고, 마취통증의학과는 통증 관리에 중점을 둔다. 결론적으로, 두 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대상포진이 의심되면 먼저 피부과를 방문해 초기 진단과 치료를 받고, 이후 통증 관리가 필요한 경우 마취통증의학과로 전환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상포진보다 대상포진 후유증이 더 무섭다고 들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대표적으로, 대상포진이 치유된 후에도 신경통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을 따라 퍼지면서 신경을 손상시키는데, 이로 인해 신경이 과민해지면서 통증 신호를 과도하게 전달해 나타난다. 타는 듯하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고,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이질통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대상포진을 앓는 동안 통증이 거의 없었는데도 후유증이 발생하나?
통증이 경미하더라도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을 손상시키면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을 앓은 후에는 통증의 유무와 상관없이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필요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을 앓은 경험이 있어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을까?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을 앓았더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은 재발을 막고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 1년 정도 후에 맞는 것을 추천하고, 재발할까 불안하거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6개월 후에 맞아도 괜찮다.
마지막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을 알려달라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금연 및 절주 등의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생활 습관을 강조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우리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되고 면역체계가 잘 작동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12월호
에디터 윤새롬 (ysr0112@mcircle.biz)
사진 송승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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