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의 수를 훤히 꿰뚫고 있었다… 변우혁의 성장 증거, 위즈덤 족집게 조언에 힘을 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은 KIA는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2회 변우혁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상대 마운드에 서 있는 아리엘 후라도는 결코 만만한 투수가 아니었다.
기회가 자주 찾아올 확률은 떨어졌다. 기회가 있을 때 무너뜨려야 했다. 기회가 3회 다시 찾아왔다. 3회 2사 후 나성범 위즈덤, 그리고 이우성까지 모두 볼넷을 고르며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후라도가 흔들리고 있었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2회 선취점을 뽑아냈던 변우혁(25)이었다. 어깨의 짐이 막중했다.
이 기회를 날리면 분위기는 삼성으로 넘어가는 흐름이었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아 타선이 침체되어 있는 KIA로서는 불안한 경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변우혁의 방망이가 빛났다. 그런데 타격폼이 평소와 조금 달랐다. 아예 시작부터 한 타이밍을 죽이려는 등 하체를 뒤로 뺐다. 도박은 성공이었다. 변우혁은 잘 맞은 좌전 안타를 날렸다. 두 명의 주자가 밀려 들어왔다.
변우혁은 경기 후 노림수라고 설명했다. 변우혁은 “첫 타석에서 직구를 두 개 던졌다. 거기서 안타가 나왔기 때문에 초구에 무조건 변화구가 들어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들어갔다”고 떠올렸다. 실제 후라도의 초구는 커브였다. 이 커브가 한가운데 들어왔고, 변우혁은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쳐 깔끔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라도의 수를 꿰뚫은 노림수의 성공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던 선수지만, 사실 1군 경험이 그렇게 많은 선수는 아니다. 2019년 29경기, 2022년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KIA로 트레이드되어 온 뒤로도 2023년 226타석, 지난해 187타석으로 생각보다 타석 수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1군 경험을 쌓으면서 투수와 상대하는 법을 깨닫고 있는 변우혁은 이날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도하며 성장의 증거를 보여줬다.
올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다시 1군에 올라온 변우혁은 이날까지 시즌 타율 3할을 기록 중이다. 3할 타율도 나쁘지 않지만 근래 들어 득점권 상황에서 중요한 타점들을 올려주고 있다. 팀 공격이 힘든 시기이기에 더 값지다. 3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터뜨린 귀중한 적시타는 팀 승리로 이어졌고,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변우혁은 “작년에 좀 타율이 잘 나오긴 했지만 득점권에서 좀 약했고 뭔가 중요한 상황에 임팩트가 너무 없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고 그래서 좀 계속 득점권에서 볼배합을 신경을 써서 타석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과정에서 결과가 나니 자신감도 쌓인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보다 암울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꾸준히 1군에 모습을 드러내며 향후 주전 1루수로 성장 발판은 마련한 줄 알았는데, 시즌 전 팀은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위즈덤은 1·3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고, 여기에 우타자다. 변우혁과 자리가 완벽하게 겹친다. 그 결과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위즈덤이 원망스러울 법도 하다.

변우혁은 “물론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좀 아쉽긴 했다”면서 “그런데 이미 일어난 일이었다. 어쨌든 내가 확실하게 자리 잡기 전까지는 그냥 이겨내라고 이런 상황이 오는 건가 보다 생각하고 겨울에 계속 준비를 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변우혁은 오히려 위즈덤의 조언을 흡수하며 성장하고 있다. 3일 경기 적시타 또한 위즈덤의 조언 덕이라며 위즈덤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변우혁은 “오늘 진짜 많이 고마웠다. 오늘 잘한 것도 아마 페트릭(위즈덤) 덕분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위즈덤이 지금 잘 치고 있으니까 어떤 느낌으로 타석에 들어가느냐, 나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요즘 경기 보면서 해주고 싶은 말을 좀 해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내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랑 일치해서 그런 부분에 더 확신 갖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우혁에 따르면 위즈덤은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게 보이다 보니까 거기에서 자꾸 결과가 안 나오고 과정이 꼬이는 것 같다. 그냥 지금 잘 하고 있으니까 너만 믿어라. 그리고 타석 들어갈 때 좀 뻔뻔하게 생각하고 들어가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위즈덤의 조언을 되새긴 변우혁이 그간의 약점을 보완하고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한다면 KIA는 윈윈이다. 어차피 외국인 선수는 영원하지 않고, 누군가는 위즈덤의 자리를 언젠가 메워야 한다. KIA와 위즈덤은 변우혁이 그런 선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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