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 바뀐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이제 리그 페이즈 딱 1라운드만을 남겨두고 있다. 완전히 바뀐만큼 시행 전 반신반의했다. 복잡한 리그 방식 그리고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순위표. 그러나 뚜껑이 열렸고 시간이 지나면서 반응은 우려에서 호평으로 바뀌고 있다.

#유러피언 슈퍼리그
2021년 4월 18일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 A의 AC 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 등 12개 클럽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이 내건 주제는 '더욱 재미있는 경기, 더욱 많은 수익'이었다.
역풍이 불었다. 다음 날인 19일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를 비롯한 각국 축구협회와 리그들은 ESL 출범에 반대 성명을 냈다. 참가 클럽과 선수들에게 기존 대회 출전 금지 등의 제재를 경고했다. 팬들도 들고 일어났다. 각 클럽의 경기장 앞에서 계속 시위를 벌였다.
균열이 생겼다. 20일 맨시티와 첼시를 시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참가팀 6개 클럽이 ESL 탈퇴를 선언했다. 이어 21일에는 인테르 밀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탈퇴했다. 결국 ESL은 와해됐다.
ESL은 유럽 축구계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UEFA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ESL 발표 전부터 계획했던 2024~2025시즌 UCL 등 유럽 대항전 개편에 정당성이 실렸다. ESL 출범 뒤 숨어있는 유럽 클럽들의 욕구를 총족하는 방향으로 조금 틀었다. 무엇보다도 ESL 참여 클럽들은 UCL의 흥행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UEFA 및 소규모 클럽에 지나치게 많이 분배된다며 불만을 풀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32개팀 체제에서 36개팀 체제로 바꿨다. 조별리그를 폐지하고 리그 페이즈를 도입했다. 강팀간의 대결을 늘려서 관심도도 높였다.
#복잡하지만 더 재미있어졌다
UCL 개편 영상이 공개됐다. 솔직히 어려웠다. 팬들도 왜 이렇게 복잡하냐고 성토했다. 그러나 1라운드가 시작되고, 2라운드가 이어지면서 호평으로 바뀌었다. 특히 매 라운드 다른 팀과 붙는 시스템에 큰 관심이 몰렸다. 각 팀들로서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더욱 선수 운용이 힘들어졌다. 그러나 그만큼 홈경기 수익도 늘었다. 스포르팅 리스본이 맨시티는 4대1로 잡아내고, 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 뮌헨을 4대1로 누르면서 더욱 재미가 높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리그 페이즈 막바지에도 긴장감이 유지되는 것이 컸다. 기존 그룹 스테이지의 경우에는 조별리그 막판 5라운드나 6라운드에서는 김이 빠지는 경기가 많았다. 이미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팀들이 나왔다. 이들은 마지막 경기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경기 퀄러티는 떨어졌고, 관심도도 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셨다. 리그 페이즈 7라운드가 끝났다. 36개 팀들 가운데 16강 진출을 확정한 팀은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밖에 없다. 16강 탈락이 확정된 팀은 9개팀이다 .나머지 25개팀이 16강 진출 그리고 16강 플레이오프행을 두고 마지막 8라운드 경기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UEFA가 바라던 바였고 리그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코리언리거의 성적은
이번 시즌 UCL에 참가하는 한국인 선수도 역대 최다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PSG), 황인범(페예노르트), 설영우(츠르베나), 양현준(셀틱), 김민수(지로나)까지 6명이 UCL무대를 누볐다. 다만 이들 모두 아직까지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에서는 '괴물'의 모습을 되찾았다. 촘촘한 수비와 탄탄한 빌드업을 보여주며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선두 질주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했다. 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다시 변신했다. 그러나 UCL에서는 아쉽다. 바이에른 뮌헨은 현재 4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애스턴빌라 원정, 바르셀로나 원정, 페예노르트 원정에서 졌다. 이 원정에서는 무득점 8실점했다. 골은 넣지 못한 공격진은 물론이고, 김민재가 있는 수비진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PSG와의 홈경기에서는 골을 넣으며 경기 최우수 선수가 됐다. 마지막 라운드가 약체인 슬로반 브라티슬라바와의 홈경기라 큰 부담은 없다. 최소 16강 플레잉오프행은 가능하다.
이강인 역시 UCL 활약은 아쉽다. 7경기에서 368분을 뛰었다. 선발 출전은 4번이었다. 경기당 약 32분 가량을 뛰는 데 그쳤다. 공격 포인트도 없다. 아무래도 PSG가 한 수 아래인 리그앙에서 최강팀으로 군림하지만 UCL에서는 최강의 면모를 보여주기 힘든 상황이다. 이강인 역시 UCL을 통해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마지막 경기는 스투트가르트 원정이다. 이 경기에서의 활약이 이강인의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은 UCL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더욱 높였다. UCL 7경기 중 6경기에 나섰다.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5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그러나 허리에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을 이끌었다. 페예노르트는 현재 4승 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약체로 평가받았었다. 그러나 황인범이 합류하면서 전력이 급상승했다. 현재 1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은 확보했다. 황인범의 덕분이었다.
설영우는 UCL을 통해 유럽 무대 적응력을 키웠다. 7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좌우 가리지 않았다. 측면 풀백으로 감독의 부름에 모두 응했다. PSV 에인트호번과의 경기에서만 71분을 소화했을 뿐, 나머지 6경기는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이제 막 유럽 무대에 진출한 설영우에게 최고의 무대 'UCL'은 가장 좋은 적응 무대가 됐다.
양현준과 김민수는 아직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양현준은 3경기에서 교체로 나와 총 45분만 뛰었다. 아직 19세인 김민수는 에인트호번 원정에서 11분만 뛰었다. 10대인만큼 그 11분도 소중한 경험이었다.